한총련ㆍ통일연대 집회 강행 `비상’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과 통일연대가 연세대의 ‘불허’ 방침에도 불구, 13~14일 연세대에서 광복절 맞이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키로 해 학교측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한총련과 통일연대, 연세대에 따르면 한총련 주최로 13일 오후 3시부터 밤 늦게까지 연세대 운동장 및 대강당에서 ‘통일문화 한마당’ ‘연대 사태 10주년 기념대회’ ‘자주ㆍ평화통일을 위한 8ㆍ15 학생 대축전’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특히 1996년 발생한 한총련 연세대 점거 사태 10주년을 맞아 열리는 ‘연대 사태 기념대회’에는 한총련 소속 전국 대학생 3천여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밝혔다.

참가자들은 교내에서 함께 숙식을 한 뒤 14일 오전 9시부터 통일강연회 및 시국대회, 오후 6시40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통일연대와 함께 노천극장에서 범청학련 14주년 기념대회 및 통일선봉대 환영식, 민주노동당 대회, ‘자주통일 결의의 밤’ 행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북 적대정책 철회’ ‘한미 FTA 반대’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6ㆍ15 공동선언 이행촉구’ 등을 내걸고 열리는 이날 행사엔 대학생 뿐 아니라 통일연대 산하단체 관계자, 노동자 등 1만5천~2만명 의 대규모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주최측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연세대 교수평의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번 행사의 교내 개최를 용납할 수 없다”며 단호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수평의회는 “교외 사회단체들이 연합해 추진 중인 이번 행사는 문화예술축전 차원을 넘어 ‘민중 총궐기투쟁’을 결의하는 정치적 행사”라며 “교외 단체의 그 어떤 정치적 선전행위에도 대학의 상아탑은 개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본부측은 지난 8일 “외부 단체가 학교 당국과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학교 시설을 사용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교내에 무단으로 진입해 시설을 훼손할 경우 민ㆍ형사상 조취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한총련과 통일연대측이 행사를 강행할 태세를 보이자 연세대는 최근 교학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행사 참가자들의 교내 진입을 막기 위한 방안을 짜내는 데 고심하고 있다.

비대위는 일단 12일부터 15일까지를 비상근무기간으로 정해 각 단과대학을 비롯한 교내 모든 행정기관에서 외부 인사들의 출입시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또 이 기간 학교 정문과 동문, 북문을 모두 닫아 차량 운행을 통제키로 했으며 관할 경찰서인 서대문 경찰서에도 학교시설 보호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출입문이 아닌 다른 통로로 학교에 진입하는 경우 이를 일일이 막을 수가 없는데다 ‘불허’ 입장을 표명하는 것 외엔 딱히 물리적으로 행사를 저지할 방법도 없어 학교측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참가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어느 경로로든 들어와 행사를 강행한다면 막을 도리가 없다. 학교가 무슨 힘이 있느냐”며 난감해했다.

이에 대해 통일연대 관계자는 “학교측과 끝까지 대화를 시도하면서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과격시위가 아닌 문화행사 위주로 진행해 학교에서 우려하는 시설물 훼손 등 불미스런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 관계자도 “학교측이 대중가수 콘서트 등 오히려 면학 분위기를 방해하는 외부 행사에는 학교 시설을 잘 내주면서 학습의 연장선상인 이번 행사는 왜 반대하는지 알 수 없다”며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통일연대는 지난해 광복절 ‘민족대축전’ 집회를 연세대에서 열려다 학교측과 당시 비운동권이었던 연세대 총학생회의 심한 반발로 장소를 급히 경희대로 바꿔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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