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탕에서 남녀 마약…매춘까지 버젓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하지 못하면 몸이 무거워지고 짜증이 늘며 의심과 경계심, 적개심과 공격성이 증가한다고 한다.

심해지면 수치심과 도덕성도 사라지고 피해망상과 환청, 환시 등 정신병 증상이 생기면서 자살충동이 강해진다고 한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미영 상담원은 “마약은 중독자 자신과 가족, 친척, 이웃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주는 파멸의 덫”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마약 중독자가 현재 북한에서 급증하고 있다. 신흥 상류층은 물론 일반 주민들에게까지 마약이 파급되면서 그 부작용이 매우 심각해졌다.

# 사례 1. 스트레스로 마약에 손대

청진에서 북-중 무역으로 거금을 모아 일약 신흥부자가 된 홍문화(가명) 씨는 가정에도 충실했던 남자였다. 그런 홍씨가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것은 3년 전 필로폰(히로뽕, 북한에서는 속칭 ‘얼음’ 또는 ‘아이스’로 불린다)에 손을 대면서부터다.

홍씨와 동서 간이 되는 또 다른 북-중 무역업자 정명기(가명) 씨는 “홍씨가 마약에 손을 대면서 사업도 엉망이 되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마약에 손을 대면서 홍씨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장사 안목도 형편없이 떨어져 꼭 바보같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사에 자꾸 실패하여 본전을 까먹는데, 정신 차릴 생각은 않고 자꾸 마약만 하니 처형이 ‘이러다 전 재산 날린다’며 남아있는 재산 일부를 빼돌리고 별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정씨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이러했다.

“나도 동서가 마약 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1년 전에 청진에서 신의주까지 함께 차를 타고 나오다가 알게 됐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때는 이미 동서가 마약에 중독되고 난 다음이었다. 물론 돈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약을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사람 좋은 동서까지 중독됐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동서는 결국 마약 때문에 심장마비로 죽었다. 동서가 마약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아내에게도 말 못하고 숨기다가 사망 후에야 일러줬다”고 말했다.

정씨는 “홍씨가 무역 때문에 출장이 잦았고 장거리 운행으로 항상 피로에 시달리던 중 필로폰 판매상이 접근한 것 같다”며 “여기에다 무역을 하면서 받는 금전적인 스트레스까지 쌓여 홍씨가 필로폰을 투약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번 마약을 시작한 홍씨는 점차 필로폰만으로 부족해 속칭 ‘알약'(헤로인)까지 손을 댔다. 정씨에 따르면 홍씨는 함께 무역 차를 타고 청진에서 신의주까지 오는 도중에도 평균 5~8시간 간격으로 필로폰을 투약했다는 것이다.

홍씨는 지난 6월 초 신의주에서 ‘그동안 밀린 잠을 한꺼번에 푹 잔다’면서 ‘알약’을 다량 먹고 잠자다 심장마비로 숨졌다.

# 사례 2. 한증탕 내 독탕에서 마약흡입…매춘도

함흥에서 친척방문차 중국에 온 북한 주민 김명길(가명)씨가 전하는 함흥의 마약 폐해 실태는 더 충격적이다. 함흥은 필로폰 대량 생산지다.

김씨는 “전문적으로 필로폰만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함흥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중학교 동창의 어머니가 필로폰 장사를 했는데 처음에는 돈을 벌었으나 나중에 친구와 어머니가 둘다 중독에 걸려 온 가족이 풍비박산 났다”고 말했다.

그는 “내 동창뿐 아니라 지금 함흥에는 마약 중독으로 집도 팔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지금 함흥에서는 때아닌 한증탕 영업이 호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한증탕에는 24시간 전기가 들어온다. 배전소에 뇌물을 주고 송전선을 연결하여 전기를 당겨온다고 한다. 한증탕은 대부분 독탕(독방)인데, 이곳에서 마약 흡입과 매매춘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증탕 측에 돈을 주면 필로폰을 제공하고 매춘여성도 데려온다고 한다.

김씨는 “이 때문에 최근 함흥에 한증탕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함흥에 출장오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함흥 현지주민들도 많다. 사람들이 돈 내고 한증탕에 가는 이유가 주로 마약을 하고 여자와 놀기 위해서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증탕에 들어가는데 공민증을 보여줄 필요도 없고, 이름을 남길 이유도 없으니 불륜 남녀가 마약 하기에는 아주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검열단, 뇌물 먹고 대충 처리…포고령은 ‘무조건 사형’ 되풀이

현재 북한당국은 이같은 주민들의 마약거래와 복용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끔 중앙에서 마약 판매 및 사용금지 포고령과 검열단도 내려오고 있다고 하지만, 마약거래를 근절하는 데는 턱없이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작년에도 마약사범들을 잡아 총살까지 한다고 포고령을 내리고 중앙당에서 검열단이 내려왔지만 그 사람들도 뇌물 받고 적당히 처리해주니 다 한통속”이라고 말했다.

그는“마약 밀매자들이 워낙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검열 그루빠(그룹)가 내려오면 한번에 3천~5천 달러씩 거금을 안겨준다. 아무리 중앙에서 내려왔다고 해도 그런 큰 돈을 받으면 단번에(금방) 한통속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뇌물이 먹히지 않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경우 ‘큰 거래상’들은 대부분 몇 달간 지방이나 농촌 친척집에 피신해 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김씨는 “애매한(힘없는) 송사리(경미한 마약사범)나 한두 마리 잡아서 처형하는 것뿐이다”고 북한당국의 단속 실태를 설명했다.

평양과 신의주에 자주 들어가는 조선족 무역업자 김정애(가명)씨도 북한의 마약사범 규제를 두고 정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에서는 마약을 20g 이상 소지하거나 판매하면 사형이라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북한에는 정확히 몇 그램 정도의 마약을 소지하거나 판매하면 처벌한다는 규정이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을 통제하려면 1회 사용시, 2회 사용 이상 사용시, 그리고 몇 그램 이상 소유 또는 판매시 처벌이 다 달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포고령을 발표할 때마다 ‘마약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만 반복하니까, 마약 복용자들을 다 죽일 수도 없고 제대로 단속이 안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북한당국의 강력한 단속의지와 세부 관련 법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마약 폐해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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