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 미사일문제 무슨 논의했나

북한 미사일 문제로 급거 중국을 방문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이 장기적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6자회담 재개의 새로운 돌출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회담 의장국이자 북한과 가장 밀접한 대화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27일 오전 11시(현지시각)부터 중국 외교부 회의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 뒤 오찬장소로 자리를 옮겨 도합 2시간여동안 계속됐다.

양측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 회담에서 오간 구체적인 논의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자리에 배석했던 이혁 외교부 아태국장이 “논의내용의 대부분은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전제 아래 북한 미사일과 관련된 양측의 협의내용을 일부 소개하는 것으로 브리핑을 대신했다.

그의 설명을 종합하면 반 장관은 북한 미사일 문제로 불거진 일련의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중국측에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리자오싱 부장은 중국이 이 문제에 관해 북한측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국장의 전언이다.

’관심 표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없었지만 북한 미사일 문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을 전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리 부장은 회담에서 “급선무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고 우리의 노력은 미사일 발사를 피하는 것에 집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이런 언급에서 중국이 북한에 어떤 종류의 관심을 표명했는지가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으로 불거진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 역시 6자회담이라는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중국측이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이 집착하는 북·미 직접대화를 6자회담 틀 안에서 주선하는 내용의 의견교환이 이번 회담에서 깊이 있게 이뤄졌을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상당한 역할을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기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북·미대화 추진의 연장선상에서 6자회담을 먼저 연 뒤 미국과 북한이 양자접촉을 갖도록 하거나 6자회담 개회 전 북·미가 만나도록 하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서 북·미간 직접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의 중재노력에 따라 6자회담의 사이드라인에서 이 문제를 푸는 방안이 구체화되거나 실현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리 부장이 이날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거듭해서 강조한 것도 결국 북한 미사일로 고조된 긴장을 6자회담을 통해 해소하는 쪽으로 한·중 양국이 가닥을 잡았을 것으로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