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6자회담에 조속히 복귀시키기 위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은 2∼4일 서울을 방문해 한국과 미국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대사와 각각 회동을 갖고 대북 설득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 부부장은 지난 달 27일 베이징에서 일본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났다.
이로써 우 부부장은 한.미.일 3국 수석대표를 돌아가며 다 만나는 셈이다.
우 부부장의 방한은 지난 달 26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일 3자 고위급협의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한-중, 미-중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3자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북한을 6자회담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별도의 회동에서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중국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평가한 뒤, 중국이 더욱 더 강력하게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계속 미루는 것은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뜻하며, 그 것은 북한의 국익에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중국의 도움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시켜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직접 설득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지난 번 3자협의에서 회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미.일이 의견을 모은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중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북한의 조속한 회담 복귀를 위한 `환경 조성’ 방안이 집중 협의되고, 미-중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미국이 어디까지 성의를 보일 수 있는 것인 지에 대한 중국측의 의사 타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1일 한-중 수석대표 회동과 관련, “지난 번 서울 3자협의 결과를 자세하게 설명한 뒤, 그 진의를 북한에게 전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특히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위해 양측이 마련한 복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북한이 6자회담에 더 이상 지체없이 복귀해서 북한이 우려하고 관심을 가진 모든 사안을 놓고 진지하게 협상하자’는 서울 3자협의 내용이 담고 있는 한.미.일 3국의 `진의’를 상세히 설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6자회담이 열리면 미국이 그 안에서 북-미 양자협의를 `접촉'(contact)에서 협상이 가능한 `회담'(talk) 수준으로 격상시킬 용의가 있다는 점과 더불어, 회담 개최시에는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와 함께 체제안전 보장 등 북한의 우려사항과 에너지. 경제 지원 등 관심사항을 모두 진지하게 협상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관측된다.
이 정도의 내용이라면 지난 달 21일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면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거론했던 `6자회담 참여 조건’을 수용한 것은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성의’를 보인 것으로 보여 북한으로서도 체면을 구기지 않은 채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된 것으로도 풀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발표한 2004년 연례 인권보고서가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탄압적이고 잔인한 정권 중 하나”로 규정한 것이 북한을 자극해 어렵게 조성되고 있는 6자회담 분위기가 흐트러질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미 국무부는 연례적으로 인권보고서를 발표하며 그 것은 정치적이라기보다 기술적이고 법적인 내용인 만큼 북핵 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북한이 그 문제와 6자회담을 연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방문을 마치고 4일 베이징으로 돌아갈 우 부부장은 머지 않은 시기에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의 중재 결과가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