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 북핵 진전방안 논의하나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 25일 정상회담은 6자회담 차원에서도 기대되는 외교 이벤트다.

북핵 검증이라는 고비에서 주춤하고 있는 6자회담 프로세스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그동안 베이징 올림픽에 발이 묶여있던 데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현재 북한과 미국간 검증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장국 중국의 움직임이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회담에서 북핵 신고의 철저한 검증 및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한.중간 협력 강화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이 조만간 북.미 양측과의 접촉을 통해 북.미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현안과 관련된 절충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은 특히 북한에 대한 설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핵시설 불능화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핵신고서까지 제출한 상황에서 검증 문제에 있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테러지원국 해제조치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후 주석의 특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베이징 올림픽을 지원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6자회담 복원을 위한 ‘검증 방안’ 수용의 결단을 촉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중국은 또 미국을 향해서도 북한의 입장을 감안해 ‘수용할 수 있는 모호성’을 담는 핵 검증이행계획서의 마련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간 검증 협의의 내용이다. 중국이 개입하려면 적어도 접근할 수 있는 정도의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22일 뉴욕에서 성 김 미국 대북협상 특사와 뉴욕의 협상 파트너간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검증체계와 관련된 현안을 집중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무부 측은 성 김 특사와 북측 관계자들간에 협의가 있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협의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당사국들이 모두 만족하고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핵검증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을 유보하고 있다.

북한은 철저한 검증을 위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샘플채취, 불시방문, 미신고시설에 대한 검증허용 등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번 협의의 결과로 북.미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는 쪽으로 국면이 진행되면 의장국 중국이 조만간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소식통들은 북한이 핵심 현안에 대해 여전히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협상의지는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일본측과 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협의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일본과의 협의에 나름대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테러지원국 해제가 실현될 수 있는 국면에서 협상의지를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의지가 확인되는 시점에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나설 경우 뭔가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