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경주회동’ 관전포인트는

경주에서 15일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외교가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천안함 정세의 한복판에서 동북아 역내의 삼각축이 회동한다는 자체가 외교적 흥행성을 한껏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가의 일차적 관심도 자연스럽게 ‘천안함’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느냐가 핵심적인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중국은 천안함 사건을 국제 안보무대로 끌고가려는 우리정부 구상의 현실화 여부를 좌우할 국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북한과 ‘특수관계’인 중국이 어떤 자세를 내보이느냐에 따라 천안함 외교의 향배는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선(先) 천안함, 후(後) 6자회담’ 기조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대응기조에 긍정적 언급을 내놓는다면 천안함 외교는 탄력을 받겠지만 반대로 ‘천안함과 6자회담은 별개’라는 소극적 태도를 견지한다면 동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번 경주회동에서 천안함 외교와 관련한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안함 조사결과가 20일을 전후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현시점에서 논의의 ‘재료’가 충분치 않은데다, 일관성을 중시하는 중국 외교의 특성상 급작스런 입장변화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다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과 천안함 대응기조를 둘러싸고 이상기류를 보여온 한.중 양국이 이번 회동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조사진행 상황을 일정정도 ‘공유’하고 시각차를 어느정도 좁혀나간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는 이달 하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의 천안함 논의 향배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사건의 파장 속에 파묻힌 감이 있지만 이번 회동의 가장 큰 의미는 한.중.일 삼각협력이 지난 10년간의 ‘착근기’을 거쳐 새로운 ‘성장기’의 10년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3국간 협력은 지난 1999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올해로 11년이 된다. 동북아 3각 협력체제가 본격적인 정례화 궤도에 접어들며 새로운 틀짜기를 모색하는 터닝 포인트를 맞고 있는 셈이다.


현재 3국간에는 17개 장관급 협의체를 비롯해 정부 내에서 50여개의 협의체가 운영되고 각 분야에서 100여개 협력사업이 시행되는 등 3국간 협력의 폭과 깊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중.일 3국의 협력을 위한 상설 공동사무국 설치 논의는 의미가 크다. 이는 아시아와 글로벌 무대에서 3국의 공조를 확대.강화하는 것은 물론 향후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축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서울에 공동사무국이 유치되는 방안이 확정될 경우 동북아 협력의 ‘촉진자'(facilitator)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발언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동에서는 작년 9월 3국 정상이 구두로 합의한 내용을 공식 문서화하는 방안이 논의되며 최종 합의결과는 이달 하순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공표될 예정이다.


3국간 미래 공동비전 구축 논의도 같은 맥락에서 주목된다.


이번 회동에서는 지금까지 추상적인 형태였던 3국 협력을 구체적인 청사진 형태로 제시하고 세부 액션플랜까지 담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공식 문서로 만들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국내적 관심이 높은 안중근 유해발굴 사업을 어떻게 ‘외교적으로’ 풀어나가느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자료’를 가진 일본과 ‘(묘역추정) 장소’를 가진 중국을 상대로 우리 정부는 최대한의 외교적 설득노력을 기울일 방침이어서 논의 향배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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