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관계 ‘격상기류’ 두드러져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미편중’ 외교 논란 속에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던 한.중관계가 최근 들어 서로를 향해 바짝 다가서는 분위기다.


류우익 주중대사 내정과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은 이 같은 기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대통령실장을 지낸 류우익(59)씨를 주중대사에 내정했다. 임기가 채 2년도 안된 외교관 출신의 신정승 주중 대사를 교체하고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실세’를 앉힌 것이다.


한.중관계를 새롭게 격상시켜보려는 우리 정부의 의도와 한국 정부내에서 비중있는 중량급 인사가 오기를 희망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데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중국 정부는 17일만에 류 대사 내정자에 대해 아그레망을 부여했다. 통상 한달이상 걸리는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 절차를 감안하면 ‘파격’으로 비쳐진다는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는 그만큼 중국 정부의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외교 당국자는 2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류 대사 내정자를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김형오 국회의장의 방중과 이에 대한 중국측의 환대도 양국의 달라진 관계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0일 중국을 방문한 김 의장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면담했다. 한 소식통은 “올해 중국을 방문한 각국의 국회의장들이 20명 가까이 됐지만 후 주석이 직접 면담한 사람은 두세명 밖에 안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의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다음달 17∼19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것도 외교가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일본을 거쳐 방문하는 형식이기는 하지만 이번 방한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는게 당국자들의 얘기다. 차세대 지도자군에 속하는 왕양(汪洋) 중국 광둥성 당서기도 지난달초 방문했다.


중국이 이처럼 한국에 대해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데는 다목적 포석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대우’를 달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과의 관계강화에 따른 ‘균형외교’ 차원이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 10월초 조.중 친선의 해 기념행사 차원에서 북한을 다녀온 이후 한국과의 관계를 원만히 해나가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밀월관계의 이면에는 여전히 순조롭지 못한 기류도 읽히고 있다.


중국 정부 내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미 편중외교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토로하는 인사들이 여전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여기에는 외교상의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6월 한승수 당시 총리가 방중했을 당시 주중 대사가 한 총리와 원자바오 총리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원 총리는 이미 지방출장이 예정돼 있어 성사되지 못했고, 이어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부주석과의 면담일정을 주선했지만 한국에서 일정상 사정을 들어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최근 부쩍 가까워지는 북.중관계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중국이 북미대화를 앞둔 시점에서 량광례(梁光烈) 국방부장을 평양에 보내 “피로 맺어진 중.조(북) 관계”를 강조한데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마뜩지 않아 하는 표정이 흘러나온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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