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北경수로 일괄청산 합의…청산비용 늘면 ‘쪽박’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지난 7~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집행이사회를 열고 지난 5월31일 종료된 경수로사업 공식 종료 결의를 구체화하고 사업청산과 관련한 원칙과 일정 등을 확정했다.

이사회는 한국전력이 경수로 청산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기자재를 인수하는 일괄청산 방식을 결정했다. 따라서 한전은 청산비용이 기자재 자산을 초과하면 그 이익을 정부와 나누지만, 비용이 늘어날 경우 손해는 혼자 감당하게 돼 한전에게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대근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단장 대리는 14일 관련 브리핑을 개최해 “한전이 청산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기자재를 인수하는 사업의 일괄청산을 채택한 KEDO와 한전이 지난달 14일에 가서명한 총 14개 조항의 ‘사업종료 이행협약’(Termination Agreement)에 대해 오늘 한전측이 서명을 하면 12일자로 발효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전은 협력 업체 클레임(하도급 손실보상) 및 기자재 인수 처리 작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종료 이행협약에 따라 북한내 금호부지 현장 자산은 KEDO가 소유권을 가지며, 북한 밖에 소재하는 경수로 기자재의 소유권은 한전으로 이전된다. 원자력 발전소 주요설비와 터빈 같은 동력장비는 아직 국내에 있는 상태.

주요 기자재 3년 보관, 손익계산은 3년 후에나

또 클레임 및 기자재 처리문제는 한전의 클레임 처리 결과를 KEDO가 확인하고, 한전의 기자재 처리 결과 발생하는 이익이 청산비용을 초과할 경우 상호 협의 하에 처리하도록 규정했다.

한전측이 인수한 기자재를 재활용하거나 매각해 청산비용의 두 배 이상의 과다이익을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협의를 통해 초과 이익의 70%는 우리가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청산비용보다 손실이 더 크게 날 경우에는 집행이사국이나 우리 정부에서도 추가적인 재정부담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고스란히 한전측이 떠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문 단장은 “그동안 한전측이 이해타산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면서 “결코 한전이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또 청산에 따른 결과는 주요 기자재에 대해 3년간 유지 관리하도록 되어 있어 그 이후에나 판가름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만약 한전이 손실을 본다고 하더라도 추가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말해 청산과정에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한전측이 떠안을 부담은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함께 KEDO 채무 상환과 관련 한국과 일본 정부는 KEDO의 부채 상환을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 나가기로 함에 따라 통일부는 정부내 협의를 거쳐 관련법이 정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KEDO 집행이사회가 대북 경수로사업의 일괄청산방안을 채택함에 따라 현재 KEDO와 한전이 구체적인 청산방안을 담는 사업종료 이행협약 체결 문제 협의과정에서 일본이 한전의 과다이익 처리문제를 계속 제기함에 따라 협정 체결이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결과 따라 경수로사업 재개될 수도

청산비용이 1.5억∼2억 달러로 추정된 반면 한전이 인수할 원자로 설비와 터빈 발전기 등 기자재에 들어간 비용은 8억3천만 달러인 만큼 인수 기자재의 감가상각을 감안해도 한전에 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당시 논란이 되자 우리측이 한전의 손실 발생 문제도 함께 규정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5월말 KEDO집행이사회는 결의문에서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방식으로 기자재 및 청산비용을 처리한다’고 합의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상열 의원은 한전이 KEDO로부터 인수하기로한 기자재를 신규 원전 건설에 활용하거나 운영중인 발전소의 유지보수용으로 활용한다는 방안 등을 세우고 있지만 기술표준이 옛날 것이어서 현 시점에서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북간에 채결된 제네바합의문에 따라 100만kw급 경수로 2기를 북한에 제공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이 사업은 1997년 8월 첫 삽을 뜬지 4년 만에 2002년 10월 북핵 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공정률 40%를 넘기지 못하고 지난 5월31일을 끝으로 공식 종료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1차 북핵위기로 시작된 경수로 사업이 2002년 2차 북핵위기로 중단됐다”면서 “그러나 현재 6자회담이 열릴 예정이고 북핵문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고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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