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 대북인도주의 사업 ‘잰걸음’

남북이 제20차 장관급회담에서 이산가족 상봉과 비료 제공 등 인도주의적 사업 재개에 합의함에 따라 이를 집행할 대한적십자사(총재 한완상)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적은 지난해 7월19일 북한의 장재언 조선적십자사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이산상봉 및 금강산면회소 건설 중단을 선언한 후 7개월 동안 관련 사업을 전혀 진척시키지 못했다.

다만 같은 해 정부가 8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실무접촉 후 북한에 쌀과 시멘트 각 10만t, 철근 5천t, 덤프트럭 100대, 굴착기 50대 등 수해 구호물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 최근 대북 인도주의 사업 성과였다.

한적은 이러한 결정에 따라 구호물자를 보내기 시작했지만 그나마 북한의 핵실험(10.9) 사태로 북송 물자는 무기한 발이 묶였다.

먼저 이번 장관급회담에서는 제5차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이달 27일부터 사흘 간 개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남북은 지난해 이미 화상상봉 후보자 각 300명에 대한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한 상태로, 양측이 이에 대한 회보서를 주고 받으면 최종 60명을 선정한다.

한적 관계자는 5일 “전국의 대도시 9곳, 13개 상봉장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달 말 화상상봉 개최에 큰 무리는 없다”고 밝혔다.

남북 적십자가 이달 화상상봉을 재개하면 지난해 2월 제4차에 이어 1년 여 만에 행사가 마련된다.

남북 양측은 이와 함께 오는 5월 초 금강산에서 제15차 이산가족 대면상봉 행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대면상봉은 지난해 6월 제14차 행사 후 10개월 여 만에 열리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두 달 가까이 여유가 있어 구체적인 일정 확정 등 준비 절차에 시간이 촉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달 10~12일에는 제8차 적십자회담을 열어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문제 등 상호 관심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남북은 또 이산가족 상봉과 함께 중단된 금강산면회소 건설도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와 관련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오는 9일 금강산에서 열기로 해 조만간 공사 인력과 장비가 다시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통일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면회소 공정률을 70%까지 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워 남북관계 ’해빙기’에 맞춰 공사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비료 지원도 북한이 적십자 채널을 통해 공식 요청하면 즉각 집행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북한이 장관급회담을 통해 요구한 비료 지원량은 30만t으로, 한적은 정부의 결정만 나오면 봄철 시비 일정에 늦지 않게 일괄 북송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적의 임용훈 남북국제본부장은 화상상봉, 적십자회담 등 결정된 사안과 관련해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6자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앞으로 (인도주의 사업) 재개가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분간 한적의 대북 인도주의 사업 시간표는 적십자 실무접촉(3.9), 회상상봉(3.27~29), 적십자회담(4.10~12), 이산가족 대면상봉(5월 초)과 남북 간 합의 결과에 따라 숨가쁘게 돌아갈 전망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