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북핵.경제’ 공조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 太郞) 일본 총리의 28일 도쿄(東京) 정상회담은 양국간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바탕으로 북핵문제와 경제위기 극복 등 주요 이슈에 대해 공조키로 합의했다는 데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북한의 2차 핵실험 등으로 인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한일정상회담으로 한.미.일 `삼각공조’를 재확인한 것은 상당한 시사점을 갖는다는 평가다.

아울러 지난해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중단됐던 양국 셔틀외교가 지난 1월 아소 총리의 방한과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로 정착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낳았다.

두 정상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상호 방문해 현안을 협의하자는 데 합의했고, 이날 회담도 그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게 양국 외교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30분간의 단독회담과 45분간의 확대회담에 이어 공동기자회견, 양국 경제인 초청 간담회, 정상에 이르기까지 두 정상은 약 4시간에 걸쳐 같은 자리에서 충분하게 교감하면서 돈독한 신뢰와 우의를 다졌다.

아소 총리 취임 이후 6번째인 이날 양자회담에서 두 정상은 먼저 북핵문제에 대해 강력한 규탄메시지를 보내며 공고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안한 `5자협의’와 관련,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 참석 5개국이 단합되고 효율적인 방안에 대해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해 성사 가능성을 높였다.

러시아가 최근 5자협의 참여 의사를 밝히고 중국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북핵문제에 강경한 한.미.일 3국의 공조체제를 확고히 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상호 3번째 수출대상국인 양국의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분야에서도 적지않은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

두 정상은 다음달초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일 중소기업 CEO 포럼’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으며, 특히 이 대통령은 국내 부품.소재 전용공단에 일본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세일즈’ 활동도 벌였다.

또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와 관련,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는 데 원론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이공계 학부 유학생 파견사업, 취업관광사증 프로그램, 대학생 교류사업 등을 평가하고 오는 9월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축제한마당’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등 양국간 인적교류 확대에도 합의했다.

이밖에 재일한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와 G20 금융정상회의 공조, 기후변화대응, 아프가니스탄 및 파키스탄 공동지원 등 범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두 정상은 폭넓은 의견을 나눠 양국간 `전방위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두 정상은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 등 양국간 민감한 이슈는 회담 공식의제에서 제외하고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사 문제가 여전히 양국관계에 걸림돌로 남아있으나 `발등의 불’인 북핵문제와 경제위기 극복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를 잠시 뒤로 미루고 협력강화를 모색하는 게 우선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론 양국관계 악화의 불씨가 향후 언제라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일 셔틀외교가 사실상 정착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독도 문제 등으로 다시 불편한 관계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이슈 관리를 잘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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