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김현희-다구치가족 만남’ 협의중

일본 정부가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의 범인인 김현희씨와 일본인 납북피해자이자 김씨의 일본어 교사인 다구치 야에코씨의 가족이 만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일 당국은 현재 만남의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일본공관장회의차 방한했던 사이키 아키다카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29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와 이번 건이 신속하게 실현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다음달 11일로 예정된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나카소네 히로후미 일본 외상은 최근 김현희씨가 다구치씨 가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자 적극 돕겠으며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이들의 만남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김씨의 증언이 다구치씨의 생사 확인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다구치씨가 1986년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밝혔지만 김현희씨는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이 일어난 87년까지 다구치씨가 살아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씨는 최근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도 “야에코가 지금도 살아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납치문제 해결에 힘이 될 수 있다면 야에코 가족을 만나 ’희망을 가지라’고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