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중국 3국 정상들은 29일 북핵 6자회담과 관련,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늦어지더라도 관계 진전을 할 수 있는 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베트남 하노이대우호텔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문제를 만들고 그냥 시간이 지나고 다시 6자회담을 열고 이런 것이 관계 진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한 회담이어야 하고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견에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일본은 북한이 당 대표자대회를 통해 권력체계 프로세스가 시작돼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으며 6자회담과 관련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했고, 중국은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하자는 게 아니라는 발언이 있었으며, 한국이 두 의견을 종합해 정리했고, 다시 이 부분에 대해 일본의 지지 발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라는 대목은 한국에서 먼저 나온 것이고 3국간에 최종적으로 합의한 것”이라며 “회담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과거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향후 지향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중국의 입장이 변화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원 총리는 회의에서 “회담을 위한 회담을 해서는 안된다. 본 지역의 평화를 위한 회담이 돼야 한다”고 다소 원론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해, 중국의 실질적 입장 변화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첨단제품에 필요한 전략물자인 희토류(稀土類) 공급 문제와 관련, 간 총리는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고 원 총리는 국제사회에 희토류를 계속 공급할 것이며 특히 소비대국과 노력, 희토류의 원천을 확대하고 새로운 대체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3국 정상은 또 3국 협력이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도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으며 전략적 관점에서 3국 협력을 검토하고 접근해야 하며, 3국 관계를 선린우호, 상호신뢰, 포괄적 협력, 상호 이익 및 공동발전 방향으로 확고하게 진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한국이 제안했던 3국 협력 사무국 설립 협정 문제와 관련, 당초 예정대로 내년 한국에 설치하기로 했으며,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산관학 공동연구도 당초 목표대로 2012년내 종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한.중.일 투자협정은 연내 실질적 합의도출을 기대한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
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제안한 3국 정상회의 1년 2회 개최 문제는 정기 개최가 필요하다고 하고 횟수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었지만 사실상 합의를 본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환율,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