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공동 회견없이 개별 브리핑

한국과 일본 양국은 9일 오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를 공동 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각각의 별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설명할 방침이다.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의 상호방문 형식으로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2003년 2월25일 취임식 참석차 방한했을 때 열린 첫 정상회담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3 등 다자 정상회의때의 정상회담에서는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았다.

2003년 6월 노 대통령이 국빈방문 형식으로 일본을 방문해서 가진 정상회담때는 공동 기자회견을 했고,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위한 한일 협력기반 구축’이라는 제목의 별도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이후 실무방문 형식의 ‘셔틀외교’로 치러진 2004년 7월21일 제주 정상회담, 2004년 12월17일 가고시마 (鹿兒島) 정상회담, 2005년 6월20일 서울 정상회담 모두 회담후 양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이 있었다.

마지막 ‘셔틀외교’로 볼 수 있는 지난해 6월 서울 정상회담때는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등 과거사 인식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고, 이 같은 견해차는 회담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여과없이 노출됐었다.

청와대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 여부는 회담 개최때 마다 양측의 협의에 따라 가질 때도 있고 안 가질 때도 있는 것”이라며 “반드시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동 기자회견을 갖지 않는 이유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했지만, 이번 회담이 특정 현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격의 회담이 아니며, 정상 차원에서 공동으로 천명할 구체적 합의사항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당국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셔틀외교의 재개라고는 볼 수 없고, 새 일본총리와 갖는 상견례성 회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견례’적 성격이 강하고, 단절됐던 한일정상회담이 일단 복원된다는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만큼 굳이 공동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양측의 판단에 따라, 회담 결과도 양측이 각자 별도 브리핑 형식으로 설명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동 언론발표문은 이날 오후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직전까지 양국 외교 실무라인을 조율을 거쳐 채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아베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간의 일.중 정상회담의 경우도 공동 기자회견이 없이 양측이 별도 브리핑을 가졌고, 9개항의 공동 언론보도문을 채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