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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총학생회(회장 권중도)가 학생들의 동의 없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행사 장소를 제공해 학생들로부터 혼쭐이 나고 있다.
8일 한양대 사회대 건물 앞에서는 ‘한양대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총학생회, 학생들을 기만하다’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고 현 총학생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위의 공동 대표인 박종경(경제경영, 01)씨는 “총학생회가 ‘학우들의 동의 없이는 어떠한 한총련 집회나 행사도 학내에 유치하지 않겠다’던 선거 때의 공약을 무시하고 학우들에게 고지 없이 한총련 대의원대회 장소를 제공했다”며 “총학생회는 공식 해명 및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문서화된 약속을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달 28일 한총련은 전국 40여개 대학교 총학생회장과 단과대학 학생회장 등 약 150여명이 모여 한양대에서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당초 덕성여대로 예정돼 있던 대의원대회는 학교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에 한총련이 한양대 총학생회에 장소 제공을 요청했고, 총학생회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비대위가 주최한 집회 이후 총학생회와 비대위 측의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비대위에서는 박종경 씨와 최희채(신소재공학부, 01)씨가 토론자로 나섰고, 총학생회측은 김지훈(법학, 01) 집행위원장과 김국환(인문, 02) 문화국장이 토론자로 나왔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나와야 되는 것 아니냐’며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와 관련, 총학생회 측은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집안일과 몸이 아파 나오지 못했다’고 말하자 한 학생은 “현재 (등록금 문제로)본부를 점거하고 있는데 총회장과 부총회장이 둘 다 학교에 없다니, 이걸 믿으라는 거냐”고 꼬집었다.
현재 한양대 총학생회는 한총련 소속이 아니지만 총여학생회를 비롯 몇 개의 단과대학은 여전히 한총련 소속이다. ‘체인지 포 유’라는 모토를 내걸고 당선된 한양대 총학생회’는 운동권 총학생회로 작년 ‘체인지 포 유’ 총학생회의 2기에 해당된다.
공개 토론회에서는 총학생회의 몇 가지 문제가 더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한총련 대의원 대회는 해당 목적으로 강의실 대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즉, 총학생회가 학교 측을 속이고 장소를 대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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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7일 한양대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던 범민련 행사 역시 다른 목적으로 콘서트홀 사용이 신청됐으나, 한양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를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학교 측이 사실 확인을 총학생회에 요구했고 총학생회는 이 행사를 취소했다. 또한 작년 11월 한총련 통일선봉대의 행사가 한양대에서 있었던 것도 지적됐다.
총학생회 측은 “급하게 들어온 요청이다 보니 장소 정도는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학우들은 ‘장소 정도’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장소 정도’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거라면 왜 다른 학교는 거부했나?”라고 되물으며 “왜 한총련은 그 ‘장소 정도’도 못 구했냐”며 총학생회 측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 학생들은 “한총련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해서 당선돼 놓고 이제와 한총련 행사를 학내에 유치하는 것은 사실상 학생들을 무시한 것이다”“한총련을 잘 알지 못하지만 학생들이 대다수 반대하는데 총학생회가 그런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