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전작권 이양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장관은 21일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이양은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 한미동맹을 통한 우리의 안보 여건을 개선시키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경주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 선진화포럼 주최 강연회에서 ’동북아 정세변화와 한미동맹’이라는 제하의 강연을 통해 “(전작권 이양을) 우리 정부가 기정사실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부시 행정부도 한 술 더 뜨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호주,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 등은 전작권을 공유하지 않으면서도 미국과 안보협력이 잘이뤄지고 있다며 “전작권 문제는 그것이 이양된다는 사실보다는 이를 시기적으로 서두르는 것, 그리고 이를 주권이라던가 자주국방에 연계시켜 마치 미국이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는 국가인 것 같이 취급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전작권 단독행사를 조기 실현하려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기적으로 한반도 주변의 안보상황이 상당히 불안정하고 유동적일 때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불확실성과 우려를 가져다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전 장관은 이 대목에서 한미동맹을 잘 관리해 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더 심각해지고 있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호전되지 않고 있는 한일관계, 일본의 ‘보통국가화’, 중국의 동북공정, 러시아의 ‘오일파워’를 기반으로 한 강대국 지위 부활 움직임 등 한반도 및 그 주변상황과 이들간 합종연횡의 열강정치 속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는 강한 동맹이 필요하며 역으로 동맹이 약화될 지 모른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 장관은 특히 “동맹은 존재 이유만으로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동맹은 존재의 충분한 이유가 있더라도 다른 이유로 해서 악화되거나 와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동맹 악화 내지는 와해의 이유들로 ▲상호 국민간 반감이 생기고 감정이 악화되는 경우 ▲정부가 오판해 잘못된 정책을 추구하고 관리를 잘못하는 경우 ▲주변국의 간섭을 꼽았다.

그는 “현재 한미간 동맹은 겉으로는 봉합되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도 갈등의 소지가 될 문제들이 여러 개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전작권 문제는 물론, 대규모 지원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 북한 핵문제에서 당근과 채찍의 혼합비, 평화적 핵 사용 문제를 그 예로 들었다.

한 전 장관은 “현실은 모든 면에서 명쾌하고 만족스러운 선택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주어진 여건 속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을 선택하고 현명한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이 성숙된 외교의 필수조건”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외교와 안보는 정부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면서 “정부와 정부 사이뿐 아니라 민간의 각 분야에 있어서 교분과 교류를 확대하고 이해와 협조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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