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더 적은 안보 위해 더 많은 비용 지불”

한승주(韓昇洲) 전 주미대사는 9일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간단히 말하자면, 남한은 훨씬 더 적은 안보를 위해서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 대사는 이날 오후 제네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최로 열린 제4차 ‘글로벌 전략 검토’ 국제포럼 연설에서 한미 양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해 이 같이 지적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적절한 환수시기를 2012년으로 보는데 반해, 부시 정부가 2009년으로 앞당기자고 수정 제의한 속내를 물은 뒤 “이 방정식의 결정적 요소는 아마도 미일(美日) 안보관계의 강화일 것”이라고 한 전 대사는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 냉전시기의 한미동맹은 대소련 봉쇄 및 일본 방어를 위한 전진기지로서 중요했으나 지금은 남한의 전략적 가치가 크게 줄었다면서 “미국은 한미동맹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공백도 메울 수 있는 ‘자발적 파트너’를 일본에서 찾았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사는 이어 전시작통권 조기 반환을 통한 미국의 기대효과와 관련, ▲더욱 자유로운 ‘전략적 유연성’ 행사 ▲주한미군의 추가감축 기회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대한 미군의 ‘인계철선’ 역할 불필요 ▲대한국 방위를 위한 국방비 지출 축소 ▲안보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대한(對韓) 무기판매 증가 ▲남한내 반미정서 촉발 요인 제거 ▲남한의 군사적 지지를 얻기 위한 협상에서 미국의 협상력 강화 ▲중동 등 다른 안보현안에 주력 가능한 여지 등을 거론했다.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과 관련, 그는 “한미동맹이 약화되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게 줄 게 확실하다”면서 “때가 되면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의 우위를 바탕으로 남한에 도전하고 남한을 위협하는데 더욱 자유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동시에 미국도 필요하다면 군사적 수단을 이용해 북한에게 도전하거나 압박을 가하는데 더욱 자유로움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사는 “남한에서 전시작통권 환수 움직임에 놀란 사람들은 정부가 국민의 총의를 모으지 않고 계획을 추진하는 데 실망하는 한편, 미국이 대한 방위부담을 줄이려고만 하는데 대해 더욱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의 약화 배경과 관련, 그는 ▲양국간 북한에 대한 개념 차이와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을 다루는 접근법의 차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남한내 반미 정서 ▲정부의 전시작통권 환수 움직임 등을 들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