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열·노수희 종북소동 다음엔 누구 차례인가

북한 김정일의 사망 100일째를 맞아 무단 방북한 뒤 석 달이 넘도록 북한에 체류 중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의 노수희 부의장이 5일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범민련은 친북좌파 인사들의 경로당 같은 단체로 김정일의 사망을 동족의 대국상으로 불러왔다. 범민련은 남측본부는 북측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노 씨의 방북을 ‘의로운 장거’로 치켜 세우면서 귀환 일정에 맞춰 환영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노 씨는 2년 전 무단 방북 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인 한상열의 ‘통일쇼’를 그대로 재연할 것이 분명하다.


노 씨는 방북 일정 막바지에도 북한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대한민국 정부를 맹비난했다. 대신 김정은 일가에는 존칭어를 써가며 극진히 예우하는 종북 본색(本色)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그는 “김정일 위원장님은 사상 처음으로 남북수뇌상봉을 실현해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마련해 준 민족의 어버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에 대해서도 최고사령관님으로 호칭하며 따뜻한 보살핌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조문단을 파견할 데 대한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고 동족의 아픈 가슴에 칼을 들이댔다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일 사망 당시 개인 자격의 조문단을 허용한 바 있다.


노 씨가 북한 김정일 독재 집단의 충실한 전사로 살고자 하는 것이 명백해진 이상 그의 말을 더 늘어 놓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북한이 곧 강성대국의 길로 들어설 것임을 느꼈다는 엉뚱한 소리를 늘어 놓는 것을 보면 초보적인 판단능력마저 상실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노 씨는 자신이 방문한 백두산밀영과 금강산지구, 희천2호발전소, 창전거리 그리고 공장과 농촌, 도시와 마을을 돌아보고 나니 북한이 앞으로 정치적 안정과 막강한 경제적 잠재력에 의거해 강성국가를 반드시 건설하리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그가 방문한 곳 대부분이 금수산기념궁전 같은 천문학적 액수의 돈이 들어간 우상화 시설물이거나 남하의 자본이 투자된 지역, 최근 완공된 현대적인 시설물이다. 이러한 곳은 북한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로 몇 곳에 불과하다. 물론 제약이 있었겠지만 노 씨는 이러한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쓰러져 가는 살림집, 남루한 행인과 봇짐들, 거리를 헤매는 방랑자, 노후한 산업시설 및 도로 등을 보았을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에서 이러한 북한의 모습이 ‘강성대국 도약’으로 비춰졌다는 주장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종북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트려 놓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노 씨는 이번 방북을 통해 자신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평소 동경하던 북한에서 귀빈 대접을 받으며 곳곳을 시찰하면서 민족지도자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졌을 것이다. 노씨는 지난 3월 무단 방북을 앞두고 국회에서 열린 야권연대 공동 선언(한명숙, 이정희 등 주도) 행사에 참석해 마치 연대 성사의 주역인양 기념촬영을 했다. 여기에 걸맞는 국내 종북세력의 지도자 역할을 기대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노 씨의 미망(迷妄)에 불과하다. 과거 남로당 인사들이나 간첩 이선실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북한 당국에게 노 씨는 한낱 이용대상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결국 노수희 사태는 그를 통해 내부에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고 대남비방을 일삼으려는 북한과 그의 시대착오적 미망이 결합해 나타난 종북 소동이다. 문제는 이런 소동이 2년에 한 번씩 반복되고 앞으로도 제 3의 한상열, 노수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올바른 판단이다. 이들이 말하는 통일과 반통일이라는 단순 프레임에 빠져서는 안 된다. 통진당 사태로 켜진 종북 경고등을 더 환하게 비출 필요가 있다. 틈만 나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헐뜯어 북한 통치집단의 조명을 받으려는 세력들을 밝혀내 격리시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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