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北속내는…”상봉 수용해야 금강산도 가능 판단”

북한이 최근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연일 보이다가 우리의 이산가족상봉행사 제의를 전격 수용한 속내는 뭘까? 우리 정부가 북한의 평화공세에 진정성 있는 행동이 먼저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해 북한이 이 같은 변화를 보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 불안 요소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체제결속을 다지고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중, 미중 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일종의 구체적인 제스처가 필요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중대제안을 해놓고 먼저 행동에 취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러한 속내가 읽혀진다.


물론 북한이 대외 평화공세가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 한미군사훈련을 빌미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기습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통해 수세적인 국면을 유리하게 만들려는 유화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적십자회는 24일 남측에 보낸 전통문에서 설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며 “날짜는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설이 지나 날씨가 좀 풀린 다음 남측이 편리한대로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등을 거론, “남측에서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없고 우리의 제안도 다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설 상봉을 사실상 거부한 것과 한발 물러선 태도다. 특히 북한은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던 이산가족상봉행사와 금강산 관광 연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년 차로 접어든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형성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향후 평화공세를 이어가면서 이산가족 상봉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연계, 한미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북한이 한국의 대북투자 없이 외자유치 등 경제 개발을 할 수 없다는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국제적 경제 압박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로 대남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편중돼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경제 파이프 라인을 건설한다는 측면에서 대남 유화책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국이 원하는 실질적 행동에 가장 손쉽게 받을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 카드로 추후에 우리 정부에 많은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금강산 관광 연계와 5·24 조치 해제 등을 요구하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가 흐르면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정부는 금강산 관광 사과와 재발 방지 등 원칙을 지켜나가면서 6자회담 재개 및 비핵화 사전 조치 등 북한이 행동을 보일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방법을 연구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진정성을 보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에 따라 낮은 단계(이산상봉)의 신뢰를 회복하면 다른 쪽(금강산 관광 등)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그동안 북한의 평화공세 이후 도발을 강행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북한의 긴급 도발은 항상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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