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과정서 美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제2장 미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

미국은 현재의 동북아 안보질서와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은 통일문제를 다룰 때 자국의 안보적 이익을 우선하여 고려할 것이다. 따라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유지를 위해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도 통일한국을 계속해서 동맹파트너로 남겨놓을 수 있느냐가 최대 관심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한반도 통일과 관련한 미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중국이다. 미국은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영향력 있는 수단을 사용할 수 있음에 주목한다. 한중관계가 긴밀해 지고는 있지만 미국은 한국이 이질적인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는 중국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선호한다. 일각에서 내심 미국이 통일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미국이 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뚜렷이 없다. 통일이 되면 북한 핵무기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데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 한국이 옛날 6·25전쟁 때처럼 공산화 통일이 된다면 반대하겠지만 한국주도로 통일이 된다든지 남북한이 서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통일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통일이 되면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되기 때문에 통일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도 그렇게 큰 이유가 되지 못한다. 통일됐을 때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고 안 할수도 있겠지만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해서 동북아 전략에 큰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현재 미군은 한반도에 상당히 많은 병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일본 본토나 오키나와에도 B-2폭격기나 F-22전투기와 같은 핵심적인 전력들을 가지고 있다. 굳이 모든 핵심전력을 한반도에 주둔시켜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 통일이 되면 한미동맹의 명분이 약해지기는 하겠지만, 한미동맹의 발전적 변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미국의 입장에서 특별히 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문제를 등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이 동북아의 안녕과 평화를 저해할 것을 우려해 통일 이후 한중 간의 과도한 밀착관계를 경계할 수는 있다. 미국으로서는 한반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한국의 친중국화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일 수 있다. 통일 이후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중국 중심의 동북아 질서가 재편될 경우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약화와 안보비용의 증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반도 안정을 중시하면서도 통일한국의 영향력 유지에 골몰하는 이유기도 하다.

제3장 중국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지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만 역으로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북한변수를 적극 활용해 동북아에서의 중국의 위상과 역할 강화에 활용하기도 한다. 중국이 가장 바라는 바는 미국의 영향력 저지와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꾀하며, 현상유지전력을 선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정치군사적 완충지대로 북한의 필요성과 북한문제가 동북3성의 불안요소를 증대시킬 것을 우려해 북한체제의 안정과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점점 북한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왜냐하면 북한을 포기하고 한국주도의 통일을 지지하는 것이 중국 이익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학자들 중에서는 절대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중국은 아시아에 있어서 중국을 강력히 지지해 줄 만한 우방국들이 별로 없다. 일본과는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도 두려움을 갖고 있다. 다른 중동국가나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우도 중국이 위구르에서 이슬람을 탄압한다고 생각해 상당한 거리감을 갖고 있다. 중국의 우방이라 해봤자 북한이 유일한데 국제적으로 문제만 일으키는 문제아라서 오히려 중국의 위신만 떨어뜨릴 쁜 외교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그리고 북한이 국제사회나 국제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고 중국을 크게 도울 수 있는 처지에 있지도 않다. 그나마 중국하고 대화가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믿을 수 있는 나라라고는 사실 한국밖에 없다.

중국은 경제를 중시하는 한국이 중국을 버리거나 멀리할 가능성이 낮다고 여긴다. 한국이 가장 중시해 온 것이 경제고 한중무역이 한일무역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아졌다. 무역흑자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한중사이의 경제관계가 소원해지고 단절됐을 때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통일을 협조하고 경제관계를 적절한 수준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때 한국이 반중국가, 혹은 반중국가는 아니라도 중국으로부터 소원한 국가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섣부른 전망일 수 있지만 중국 공산당의 주요 이론가들의 상당수가 그러한 방향으로 생각이 전환되고 있다. 한중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결코 한국이 반중국가나 중국의 이해관계에 크게 반대되는 그런 나라로 갈 가능성은 크게 없다고 보여 진다.

통일과정에서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통일 이후에도 중국의 협력은 더더욱 중요하다. 한국이 통일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결정적인 키를 갖고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이 통일에 협조하느냐 안하느냐는 한국의 장기적인 미래에서 굉장히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중국은 미중 간의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고 한반도에서의 일정정도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 통일이 결코 자신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다. 실제 지금의 국가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과 미국은 통일한국의 등장으로 북한 리스크가 사라져 동북아 지역 안보 불안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일각에서 북중교류의 확대, 중국의 대북영향력 확대, 북한의 대중 의존성 확대 등을 근거로 북한의 중국화를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형태의 중국화는 북한이 중국의 속국 내지 영토가 된다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성 확대가 꼭 반통일적이라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북중교류가 늘어나 북한의 중국 의존성이 강화된다는 것과 중국이 북한을 중국의 영토 혹은 속국으로 만든다는 것과는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 한국의 통일을 집요하게 방해할 것이라는 주장은 더더욱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다.

통일 이후 한중관계는 현재의 한중, 북중관계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기회비용이 몇 배는 더 커질 것이다. 통일 이후 깊어진 한중관계로 장춘, 지린, 투먼 개발전략이 맞물린다면 동북아 지역 경제공동체가 마련돼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의 토대로 마련될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 이후 통일에 협조하는 입장에서 한반도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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