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판도’11.30-3.26’이 갈랐다

북한 내부를 포함해 한반도 정세가 극적인 변화 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


이 변화의 결정적 계기는 모두 북한 김정일 정권이 제공했다. 그것은 바로 지난해 11월 30일 실시된 화폐개혁과 올해 3월 26일에 자행된 한국 천안함 기습 격침사건이다. 이 두 사건의 파문은 북한 내부와 남북관계에서 매우 극단적인 양태로 표출되고 있으며 많은 부분에서 현재와 다른 구도를 연출시킬 것으로 본다.


김정일 정권이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하고 재산을 잃은 주민들의 격한 불만 표출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이 사건이 북한 내부를 변화시키는 일종의 주요한 촉매제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만약 김정일 정권이 무너진 후, 그 과정과 계기를 되돌아 보고 짚어 본다면, 아마도 화폐개혁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화폐개혁 실패 이후 아직까지도 북한 주민들의 민심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선 정권에서 무엇을 한다고 하면, 그것을 믿지 않는 풍조가 계속 확산되어 왔는데 화폐개혁은 여기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다. 그리고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좌절감과 박탈감과 분노를 심어줬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실시 후 불과 2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총리를 통해 주민들에게 사과했다. 매우 이례적인 백기투항이다. 화폐개혁을 주도한 박남기 노동당 재정부장은 공개총살 됐다.


북한 내부 시장은 물가 폭등이 잠시 주춤한 상태다. 이 와중에도 밀수꾼을 비롯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주민들은 절망감에 빠져 생활 의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정일에 대한 불만이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노골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김정일 방중 귀국 환영행사가 전국적으로 개최됐는데 그 현장에서 마저 ‘망신당하고 왔다’ ‘가서 오지 말지 왜 오나’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30일 화폐개혁이 대내적 자충수라면, 3월 26일 천안함 기습폭침은 김정일의 대외적 자살골이다. 북한은 천안함 격침을 통해 우선 대청해전(2009년 11월 10일) 참패를 복수해 자신의 권위와 군의 사기를 진작시키려 했을 것이다. 또한 화폐개혁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들어있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며, 미국과 중국에 자신의 존재감을 들어내려는 김정일의 정신병리학적 문제도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정일의 이러한 기도는 결국 대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이번 천안함 사건 원인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결과를 내놨다. 북한 어뢰임을 확증시켜 주는 추진체 프로펠러가 발견된 것으로 김정일의 완전범죄 기도는 끝나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 시국을 국가위기 상황으로 규정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또 국제사회가 전에 없이 적극적인 지지와 실제 행동으로 호응해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군사적 타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이명박 정부는 강경하고 단호한 대응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전운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의 대응도 매우 신속하고 단호하다. 김정일은 혈맹이라는 중국엔 다시 없는 난처함을 선사하고 말았다. 우정을 손상시키는 지름길은 ‘도움을 준 고마운 친구를 거듭 난처하게 만드는 것임에 틀림없다. 중국도 당장 북한 응징 대열에 동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김정일이 얼마나 골칫거리이고 중국의 국격(國格)에 큰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각인했을 것이다.


천안함 공격은 한국에서 그나마 김정일을 감싸고 돌았던 세력들마저도 어려움에 빠트렸다. 이번 지방선거의 수도권 투표 결과는 민주당과 야권 단일후보들이 참패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발생과 그 조사결과에 대한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의 비이성적인 태도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반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사건으로 한미 공동 안보태세는 더욱 강화되고 본질에 있어 유화정책인 햇볕정책을 고사 직전으로 몰아가게 했다. 친북세력의 고립은 두 말할 나위 없다.


북한 김정일 정권은 약해지고 있다. 11.30 화폐개혁과 3.26 천안함 공격은 북한 정권에게 결정적인 자충수로 다가왔다. 김정일은 내부 통제를 위해 계속 강경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렇게 가면 갈수록 퇴로와는 멀어진다. 그 만큼 김정일 정권의 생명도 뒷걸음질 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1.30과 2010년 3.26일은 우리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표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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