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美 자동개입’ 극명한 해석차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 여부를 놓고 군 당국과 예비역 단체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하더라도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한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으로 미군이 개입한다는 게 국방부의 주장인 반면 예비역 단체들은 상호방위조약의 관련 조항인 제3조가 구속력이 없어 자동개입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맞서고 있는 것.

더욱이 ’자동개입’이란 용어가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한 개념적인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한미간에 체결된 어떠한 조약과 협정에도 미군의 자동개입을 명시한 규정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지역에 있어서의 무력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공통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약에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문구가 없지만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한다’는 말이 곧 미군의 전쟁개입과 증원전력 전개를 끌어내는 장치라는 것.

특히 미국 정부는 이 조약은 물론 ’전쟁 권한법’으로도 미군 투입을 보장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전쟁 권한법은 미 의회의 전쟁선포가 없더라도 대통령은 미국 영토나 미군에 대한 공격으로 인해 발생한 국가 긴급사태시 의회 승인없이 60일 범위 내에서 미군을 투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이 때 병력 투입 기한을 30일 가량 더 연장할 수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북한이 남침하면 미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공격을 당하는 것으로 간주해 의회 동의없이 즉각적으로 미군 투입을 명령할 수 있다”며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동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미 행정부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자동개입은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국방부는 유사시 미군의 개입과 증원전력 투입은 상호방위조약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등에 명시한 대한 방위공약과 한미동맹의 신뢰관계, 작전계획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미는 매년 SCM에서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있다.

국방부는 “연합사가 해체되고 한미 공동방위체제 아래의 새로운 지휘관계가 성립되어도 유사시 위협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상호협의를 거쳐 미 증원군의 성격과 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는 이를 동일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비역 단체들은 한미연합사령관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자동개입을 보장한다며 전시 작통권을 환수하면 미군의 자동개입이 어렵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유사시 미국의 신속한 지원을 보장받으려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자동개입’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관련 조약에는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즉각 자동적인 방위조치를 취한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이런 안전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성우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전시 작통권 환수 관련 약정(TOR)에 미군 증원전력의 전개와 같은 기존의 대비태세 및 억지력을 계속 유지한다는 내용을 명기했으며 심지어 TOR이 조약처럼 법적, 정치적 효력을 가진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TOR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 또한 구속력이 없다”며 “전시 작통권 환수에 앞서 이 조약에 자동개입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같은 견해 차이는 국방부가 예비역 단체들의 일부 주장을 수용,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SCM에서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공동성명과 전시 작통권 환수 로드맵 등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방부와 예비역 단체의 시각차가 워낙 커 여진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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