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체제포럼’ 곧 윤곽드러낼 듯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추진할 이른바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이 곧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9.19 공동성명 이행 초기 조치 후 6자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의 착실한 이행을 위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6자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4년 전 냉전의 최전선이었던 한반도에서 총부리를 겨누었던 당사자들이 종전 및 평화체제를 선언하기 위한 본격 협의에 착수하는 것이 머지 않은 장래의 일로 다가온 양상이다.

◇한반도평화체제 논의 경과 및 전망 = 한국전쟁 종전 선언 또는 남북간 평화협정 체결 등을 목표지로 상정할 한반도 평화체제 포럼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는 문구로 언급됐지만 발족 시기는 유동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를 전제한 뒤 ’한반도 평화제체 구축을 위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한국전 종료를 선언하는 문서에 공동서명할 용의가 있다’고 발언한 것이 평화체제 논의에 불씨를 당겼다.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후 미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한 상황에서 나온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북핵 문제가 풀리기 시작하면 평화체제 논의도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2.13 합의’로 북핵문제가 궤도에 올라서면서 그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6자회담 ‘2.13 합의’상 60일 시한의 초기 조치 이행 절차가 마무리된 뒤 신속히 6자 장관급 회담을 갖기로 돼 있음을 감안할때 송 장관이 언급한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별도 회담’은 이르면 4월 중.하순 열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평화체제 회담의 형식은 관계 당사국이 6자회담과 별개로 모이기로 한 만큼 현 정전상태를 야기한 한국전쟁의 당사국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의 외교장관급 또는 정상급의 회동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4개국 고위 인사들이 회담할 경우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평화체제 포럼’의 공식 출범에 앞서 멤버구성과 향후 운영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체제 논의 핵폐기와 맞물려 갈 듯 = 송 장관은 이날 “한반도 평화체제는 6자회담의 비핵화문제와 동전의 양면적 성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폐기 절차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와 맞물려 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핵시설 폐쇄.봉인의 단계에서 평화체제 포럼을 구성해 향후 평화체제 논의 방식을 협의한 뒤 핵프로그램 신고-검증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평화체제에 도달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단계를 전후해 평화협정 체결 또는 한국전 종전 선언 등을 하는 식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또 27일 재개되는 남북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정상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남북대화 채널까지 본격 가동되면 평화체제 논의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0일 “(평화체제포럼의) 관련국들이 남.북.미.중 등 4개국이 될지 더 폭넓게 될지 모르지만 제반 사항은 남북간에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해야할 과제”라고 말해 곧 정상화될 남북 대화채널을 활용, 평화체제 논의에 힘을 실을 것임을 예고했다.

평화체제 포럼이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 논의와 맞물려 진행된다면 두 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기대지만 의외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화체제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북한이 핵폐기 결단을 촉진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고, 핵폐기 절차가 순탄하게 이뤄질 경우 그에 맞춰 평화체제 논의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게 낙관론의 요체다.

그러나 북한이 평화체제 논의를 북.미 양자구도로 몰고가려 하거나, 평화체제 논의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 및 한.미 합동 군사훈련의 중단 등 요구에 집착할 경우 6자회담을 통한 핵폐기 논의도 꼬일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