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정세 격랑 예고..어떻게 전개되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결국 한반도 정세에 격랑을 불러오고 있다.

북한이 14일 유엔 안보리가 로켓 발사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하기 무섭게 6자회담 거부 및 불능화한 핵시설의 원상 복구를 선언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한치 앞을 예상키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도발이 몰고 온 이번 위기국면을 타개하는 과정에서 2003년 이후 북한 핵문제 논의의 틀로 자리해온 6자회담 체제가 유지될 것인지, 북.미 양자대화를 축으로 한 새로운 협상틀이 탄생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을 끌게 됐다.

◇6자회담 파탄..단기적 긴장 불가피 = 여러 전문가들은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오자 마치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줬다’는 듯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북한의 태도를 이른 바 `강성대국’ 진입의 원년인 2012년을 향한 `속도전’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있다.

즉 자국인 납북자 문제를 중시하는 일본과 예전의 `회담 촉진자’ 역할 대신 `감시자’ 역할을 자임하는 남한이 버티고 있는 6자회담 대신 조속히 북.미 대화를 중심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새로운 협상 틀을 만들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9일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계기로 집권 3기 체제를 출범시킨 김정일 위원장으로선 2012년까지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해 `후계자’에게 안정된 권력기반을 만들어 줄 필요성도 크게 느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이런 점들을 감안,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북.미 양자대화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은 것이다.

결국 북한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예고한 조치를 해 나가고, 한.미.일 등 유관국들이 유엔 의장성명에 따른 대북 제재에 나서는 동안 한반도 정세에 긴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북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시설 감시요원 추방, 폐연료봉 재처리, 불능화한 핵시설의 복원 등을 통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시스템의 복원과 2차 핵실험을 통한 핵무기 소형화 및 정밀화를 향해 단계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한이 성명을 통해 “주체적인 핵동력 공업구조를 완비하기 위하여 자체의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에너지 문제의 해결과 무기급 플루토늄의 대량생산 체제 구축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이른바 `우주의 평화적 이용’과 미사일 역량 과시라는 `두마리 토끼’를 노린 것과 비슷한 전략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각국 대응 어떻게 될까 = 일단 한.미.일 등 유관국들은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바탕한 대북 압박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독려하는 대화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성명을 통해 `절대로 6자회담에 참가하지 않겠다’며 퇴로를 차단한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질지 장담키 어렵다는 분석이 만만치 않다.

또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 한 한계가 있기 마련인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를 대화 국면으로 돌릴 수 있는 대책으로 전문가들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중재 외교와 북.미 양자대화 개시를 꼽고 있다.

관련국들은 중국이 고위급 특사 외교를 통해 북한을 6자회담 틀에 복귀시키고, 그에 맞춰 6자회담과 북.미 양자대화가 순차 또는 동시 전개되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결국 북.미가 언제 대화 테이블에 앉느냐가 정세 변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미국이 일정기간 후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자국내 여론에 힘이 실릴 때쯤 북한에 억류된 여기자 2명의 석방 문제 협의 등을 명목으로 북.미 양자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로 6자회담을 대체할 새로운 북한 문제 논의의 틀이 생길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천명하고 나선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북미 양자대화를 피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한 뒤 “현재 미 행정부가 동북아 문제와 관련, 중국의 역할을 인정하는 기조인 이상 중국도 굳이 6자회담 의장으로서의 지위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 북.중, 미.중 등 세가지 형태의 양자대화와 한.미.일 3자간의 정책 협의 채널이 6자회담 틀을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 어려워진 남북관계 복원 = 6자회담의 위기 속에 남북관계 정상화 전망은 더 불투명해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국간 대화가 전면 차단되고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간 교류협력의 끈이 대부분 소실된 상황에서 6자회담 및 북.미 대화 재개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가 남북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난관을 만났기 때문이다.

우선 북한의 초강경 기조에 따른 현재의 위기 국면은 당분간 우리 정부가 북한을 향해 손을 내밀 여지를 더욱 좁히게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또한 북한도 미국이 양자대화 테이블에 나올때 까지는 남북관계를 계속 긴장 국면으로 몰고 감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유지하고 내부 체제 결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북한이 기존 6자 합의에 구속되지 않겠다고 밝힌 터라 우리가 6자회담 경제.에너지 지원 분야 실무그룹 의장 자격으로 갖고 있던 대북 영향력마저도 흔들리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는 적지 않은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공식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 정부가 로켓 발사를 이유로 PSI에 참여한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엄숙히 선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개성공단 통행 재차단, 남북해운합의서 무효화, 서해상에서의 도발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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