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북핵이슈 영향 줄까

100일 앞으로 다가온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가 북핵과 천안함 사건을 비롯한 한반도 이슈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G20 정상회의가 일차적으로 글로벌 금융.경제현안에 대처하는 회의체의 성격을 띠고 있어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한반도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과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계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흐름은 동북아 역내이슈 차원을 넘어 국제적 안보질서와 나아가 세계 금융시스템에도 영향을 주는 변수라는 점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주요 관심사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한반도 이슈와 같은 정무적 사안은 G20 회의의 공식 의제가 아니다. G20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G20은 세계경제 프리미어 포럼으로서 국제금융 개혁 관련 이슈가 주의제”이라며 “정무현안은 공식 의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의장국이 세계경제와 관련없는 자국의 관심사안을 의제화할 경우 G20의 실효성을 떨어뜨림으로써 부정적인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가 주목하는 것은 G20 무대가 ‘세계의 사령탑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라는 점이다. 공식의제가 아니더라도 세계질서에 영향을 주는 현안들은 경제 .비경제를 가리지 않고 공식 테이블 위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북핵이나 천안함 사건과 같은 이슈는 세계 금융시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변수’인데다 동아시아 질서를 이끌어가는 미.중.일.러의 핵심 이해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논의의 장이 열릴 개연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G20 공식 회의석상보다는 장외(場外)무대가 더욱 주목받는다. 20개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다양한 형태의 양자접촉을 가질 예정이어서 북핵과 한반도 이슈를 자연스럽게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릴 것으로 관망된다.

다만 논의의 분위기와 방향은 당시의 한반도 정세흐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의 긴장과 대립국면이 계속되면서 G20 개최를 전후한 한반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한 국면에 놓여 있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이 한.미의 제재흐름에 맞서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국지적 도발 등의 물리적 대응을 시도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경우 한반도 안보이슈가 자연스럽게 국제적 공론의 중심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천안함 후속대응을 둘러싸고 현재의 남.북.미.중간 외교적 대치전선이 이어진다면 논의가 매우 경직된 흐름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고 자칫 또 다른 ‘외교전’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반대로 ‘포스트 천안함’의 대화국면이 조성돼 있다면 6자회담 재개를 모색 또는 촉진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G20을 계기로 서울에 모인 6자회담 참가국들이 다양한 양자회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이슈의 논의 여부와 그 수준은 앞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 등 상황전개에 따라 가변적”이라면서도 “다만 6자회담 참가국간 양자회동에서는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번 G20이 갖는 또 다른 국제정치적 의미는 우리나라의 전체적 국격과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이슈 논의에서 목소리와 운신의 폭이 커질 수 있는 점이다.

이는 현재의 압박국면에서 국제사회의 제재기조를 끌어내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화국면에서 6자회담으로 대변되는 다자협의 틀을 주도하는 이니셔티브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G20 이후 가일층 달라진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새로운 남북관계와 북핵 정책의 틀을 수립해나갈 가능성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 국제무대에서 제기한 ‘그랜드 바겐’을 들고 보다 자신감 있는 대북 어프로치를 시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