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9일 “북한이 미국 대통령 취임일인 내년 1월 20일을 지나 3월쯤 한미연합훈련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FE)을 하기 전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 “현재 북한은 한국이 여러 격동하는 상황이고 미국의 대북정책이 천명된 게 없으니 미 대통령 취임일(내년 1월20일)을 앞두고 관망 중일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또 북한의 6차 핵실험 동향에 대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갱도가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한 개는 할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고 평가하고 나머지 갱도에서 추가적인 움직임이 있다”면서 북한이 원하면 언제든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는 관측을 재확인했다. 다만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임박해서 할 것이라는 정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7월 한국으로 망명해 최근 공개활동을 시작한 태영호 전 주(駐) 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가 ‘북한이 2017년 핵 개발 완성 목표를 세웠다’고 밝힌 데 대해 “(핵개발이) 내년까지 될 것이다, 안될 것이다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한 장관은 최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를 두고 야권서 재고 요구를 내놓는 것과 관련, “국가 간 문제이며 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을 경제력으로는 압도하면서도 군사력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가장 따끔하다”면서 “가용한 재원 내에서 전력증강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 군이 전력에 대해 소요제기를 하면 합참이 결정하는 지금의 ‘다운 탑(Down→Top)’ 방식에서 합참이 결정해 내려주는 ‘탑 다운(Top→Down)’ 방식으로 바뀌어야 효율적인 전력증강이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