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타결안 윤곽…쇠고기·車 절충

14개월간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높지않은 수준의 타결로 윤곽이 잡혔다.

그러나 금융분야 일시세이프가드와 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와 관련된 간접수용 범위 등을 둘러싼 양측 입장차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양국은 밤샘 협상을 통해 2일 오전 대부분 쟁점을 정리하고 협상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최종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쇠고기 검역 문제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평가등급이 나온뒤 그 결과에 따라 우리측이 ‘뼈 있는 쇠고기’까지 수입을 구두 약속하는 선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농업 고위급 협상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차관보는 “5월말 국제수역사무국의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등급 평가가 나오면 우리가 수입 위험평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점을 진지하게 설명했고, 미국은 이해를 표시했다”며 “쇠고기 검역 문제는 더 이상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상호 신뢰에 입각,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쇠고기 시장 재개방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방법 등이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감 농산물을 둘러싼 관세 양허안(개방안)도 사실상 합의를 봤다. 식용 감자, 식용 대두, 천연꿀,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 5개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만 부여하고 현행 관세는 유지할 수 있게 됐으며, 오렌지는 국내산 유통 기간인 9월부터 2월까지는 현행 50%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되 다른 시기는 계절관세 30%를 7년간 적용한 뒤 철폐하고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미국에 연간 2천500t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쇠고기는 15년, 사과와 배는 20년, 돼지고기와 닭고기는 10년 등 대부분 민감품목이 장기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는 방향으로 서로 의견이 접근됐다. 쌀은 물론 완전 개방 예외 대상이다.

대신 미국도 우리측이 공세를 펴는 섬유에 대한 관세를 장기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자동차 분야는 차 부품과 1천500∼3천㏄ 승용차는 관세 즉시 철폐, 3천㏄초과 승용차는 3년 철폐, 현재 25%인 픽업트럭은 10년간 균등 철폐하기로 합의했으며 상대방이 협정을 위반할 때 관세율을 원상복귀할 수 있는 신속분쟁해결절차(픽업트럭은 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방송분야는 현재 49%로 설정된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PP)의 외국인 지분제한은 유지하되 국내 별도 법인 설립을 통한 간접투자 방식을 허용하고 외국 프로그램 편성쿼터는 현행 법률에 허용된 상한선까지만 확대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양국 협상 대표는 이들 쟁점과 함께 금융 일시 세이프가드, 투자자-국가간 소송제(ISD) 대상인 간접수용의 범위, 무역구제 등 핵심 쟁점의 절충안을 갖고 이익의 균형을 잡기 위한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와 관련 금융, 투자 분야 등은 협상이 진행중이며 농업과 섬유 등도 세부적인 사항을 추가로 협의중이다.

현재 최대 쟁점은 외환위기 등 급격한 자금이탈 때 해외 송금을 일시제한하는 세이프가드와 간접수용의 예외 범위에 조세와 부동산 정책을 추가하는 문제다.

한편 당초 협상 연장 시한은 이날 새벽 1시, 의회 통보시한은 오전 6시로 제시됐지만 이날 오후 1시 직전(미국시각 2일 0시)이나 오후 10시(미국시각 2일 오전 9시)까지 연장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 무역촉진권한(TPA)에 의한 간편한 의회 처리 절차를 적용받을 수 있는 FTA의 의회 통보 시점이 1일로 규정돼있으나 마침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해석의 여지가 있는데 따른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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