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무엇을 협의하나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17일 서울에서 북한의 핵실험(9일) 이후 처음으로 회동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9.14 한미 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실무 차원에서 구체화하다 핵실험 변수를 맞이한 두 사람은 이번 회동에서 안보리 결의 이행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입장을 조율하게 된다.

북한 핵실험 이후 한미 간에 처음 대면 접촉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케 된 만큼 이번 회동은 6자회담 참가국들의 향후 대응 기조를 가늠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12일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회동, 13일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열리기 때문에 중국을 매개로 그간 조율된 양국의 입장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곧바로 오는 19일 서울에서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두 수석대표의 협의는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조율된 조치’의 수위를 정하고 향후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대응 기조를 가늠하는 데 중요한 참고가 될 전망이다.

힐 차관보의 방한이 라이스 장관의 서울 방문에 앞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협의 내용이 미국의 입장에도 즉각 반영될 것임은 분명하다.

양측은 우선 안보리 결의 이행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및 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자산동결 및 해상 화물검색, 사치품의 대북 판매 및 이전 금지 등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사항을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양국이 취할 조치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기본적으로 대북 결의의 충실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겠지만 만약 세부 이행 과정에까지 논의가 진행된다면 적지 않은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힐 차관보는 13일 “북한 핵실험은 체제 속성에서 비롯된 `근본적인 실수'”라면서 “라이스 장관의 한중일 순방때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포함한 구체적인 실행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PSI 문제가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의 업무영역이어서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수 있지만 힐 차관보가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을 만나는 계기에 이 문제를 꺼낼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우리 정부는 PSI 참여 확대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아직 정리하지 않았지만 `남북해운합의서’라는 틀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의무적으로 취할 추가 조치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측은 이번 결의 채택으로 PSI 참여의 명분이 커졌음을 강조하고 우리 측은 PSI 참여확대에 대한 국내 여론, 북한의 `추가 조치’에 빌미를 줄 수 있는 점 등을 감안,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아울러 금강산,개성공단사업 유지 문제도 양측간 미묘한 신경전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안보리 결의가 금강산, 개성공단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지만 미측은 “북한 정권에 혜택을 주는 모든 사업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의 최근 발언에서 감지된 강경 입장을 견지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두 수석대표는 이밖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나머지 6자회담 관련국들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언제쯤 다시 `공동의 포괄적 접근’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 본부장은 평양방문 후 전날 한국을 찾은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차관으로부터 청취한 북한의 분위기 등을 소개하며 힐 차관보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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