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확장억제’ 수단 명문화 의미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 수단을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구체적으로 명기토록 한 것은 북한 핵을 용납하지 않고 유사시 군사적으로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공약의 구현을 위한 3대 수단은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MD)체계를 말한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1일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우리나라에 제공키로 한 확장억제 공약을 실현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양국 실무선에서 협의가 끝났다”면서 “내일 서울서 열리는 제41차 SCM 공동성명에 이를 명문화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이날 용산 연합사 대강당에서 연합사 장병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은 핵우산과 재래식 공격, 그리고 미사일방어(MD)에 대한 능력까지 모든 미국의 군사적인 힘을 총동원해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그간 막연했던 확장억제력 구현 수단을 구체화하는 것에 동의한 것은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유사시 군사적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음을 북한 측에 경고한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의 한 전문가는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 MD체계를 결합한 것이 미국의 확장억제 구현 방식”이라며 “SCM 공동성명에 이를 명기한다는 것은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군사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 성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는 2006년 제38차 SCM 공동성명에 처음 명시된 확장억제 개념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우리 측의 요구에 따라 그단 실무선에서 긴밀히 협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 측은 그러나 핵 확장억제 수단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은 ‘핵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미국의 핵정책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를 표명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2006년에 이어 지난 5월 핵실험을 단행하고 사거리 3천600km 이상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자 미국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고 결국 대한(對韓) 확장억제력 공약을 구체화하자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억제 구현을 위한 3대 수단이 명기됨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징후가 포착되면 핵무기를 탑재한 항공기와 잠수함, 항공모함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을 한반도로 급히 이동시켜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술핵무기를 탑재한 F-117A 스텔스 폭격기와 핵탄두를 적재한 잠수함, 항공모함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 등으로 북한의 핵 사용 의지를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MD 체계에 따라 고(高)고도-중(中)고도-저(低)고도 등 단계적으로 요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MD 체계는 상승단계-중간단계-종말단계로 구분된 다층방어망으로 구성된다.

적 기지에서 발사된 탄도탄이 30~40km 상승하는 단계에서는 항공기에 탑재된 레이저(ABL)로 요격하고 고도 100km의 대기권을 돌파하는 중간단계에서는 이지스함의 대공미사일(SM-3)과 지상배치 요격미사일로 저지하게 된다.

포물선을 그리며 나는 탄도탄이 마지막 비행단계에서 고도 100km 이하로 떨어지면 고고도방어체계(THAAD)와 이지함의 SM-2, 지상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요격한다.

다만, 미국이 확장억제 구현 수단에 MD체계를 포함한 것은 자칫 MD 참여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측이 한국의 MD 참여를 유도하자는 복선을 깔고 SCM 공동성명에 MD 제공을 명문화한 것 아니냐는 추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이츠 장관도 지난 19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태평양군사령관 이.취임식에 참석한 뒤 일본으로 이동 중 전용기 내에서 북한의 미사일도발 등에 대비한 MD 구축문제를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정부와 계속 추구(pursue)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MD 참여 여부는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상황, 주변국 관계, 예산 소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검토할 사안이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확장억제 구현 수단이 SCM에 구체적으로 명시됨에 따라 연합방위태세와 한미동맹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확장억제 구현을 위한 3대 수단은 전통적 개념의 증원전력보다 막강한 것”이라며 “유사시 증원전력 보장이 가능하냐는 등의 우려감도 불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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