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어떤 얘기 나눌까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다음달 18일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한.미 간에 의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만드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12일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동맹의 길로 들어선 한미관계를 반세기가 지난 상황에서 되돌아보고 향후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야 할 지 청사진을 제시할 시점”이라며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미동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양 정상이 공감한 내용을 담은 ‘한미동맹 미래비전’ 채택도 추진할 예정으로, 여기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가치를 바탕으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지역 및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전략적 동맹관계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관계와 관련, “한.미간 공통의 가치, 신뢰, 50년간 쌓아온 정통의 우호협력에 바탕해 양국간 공통이익의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적 공생관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맹의 폭과 깊이를 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범 세계 차원으로 확대하고 심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보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민주주의의 확산과 인권문제, 환경문제 등에 두루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의 1차 목표는 참여정부에서 삐걱거리던 것처럼 보였던 한미동맹이 여전히 튼튼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상황이 한 달여 뒤에 어떻게 달라져 있는 지에 따라 양 정상이 나눌 대화의 내용도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수준의 대원칙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6자회담이 순탄하게 진행되는 분위기라면 양 정상이 여기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며 반대로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지연으로 조성된 지금의 교착국면이 그때까지 지속된다면 양 정상이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폐기의 결단을 내리면 과감한 경제지원으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천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비핵.개방.3천’ 구상을 부시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고 미국의 지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조속한 국회 비준을 위해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쇠고기문제와 관련해서는 국민 건강과 과학적 근거, 국제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연내 가입 문제도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와 대 테러전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문제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정식 참여문제 등 민감한 현안은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외교소식통은 “아직 의제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정상 차원에서 민감한 각론에 대해 의견을 나눌 가능성은 적다”면서 “특히 처음 만나 신뢰의 회복을 논하는 자리에서 얼굴을 붉힐만한 민감한 이슈가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PSI는 우리 판단에 따라 참여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혀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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