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장관급협의체 발족 의미와 전망

한국과 미국 정부가 정례 외교장관 협의체를 내년 초에 공식 발족하기로 합의한 것은 한미동맹 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지금까지 양국간에는 한미 군사동맹 및 현안에 대한 정례적인 논의틀인 국방장관간의 SCM(한미안보협의회)은 있었으나 외교장관간 정례 협의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때 그 때 현안이 생길 때 마다 회동하는 식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올해 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취임이후 10차례나 만나는 등 잦은 접촉을 해왔지만 대부분이 현안이 생길 때마다, 특히 한미동맹에 대한 위기의식이 이들을 만나게 하는 동인으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양국 외교 수장이 정례적으로 만나기로 한 것은 양국간 모든 외교현안을 차분히 점검하는 정책협의가 가능해짐과 동시에 비로소 한미간에 정상적인 외교소통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합의는 참여정부 들어 흔들리는 듯 보였던 한미동맹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키며 향후 동맹 틀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제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방위비협상 등 각종 동맹현안과 북핵문제 등이 어느 정도 풀리면서 부시 행정부의 참여정부에 대한 각종 억측과 오해가 해소돼 상당한 신뢰가 쌓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와 함께 9.19 공동성명으로 북핵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보다 고위급에서 긴밀한 협의와 공조를 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생각할 수 있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차관보급에서 해오던 협의를 장관급에서도 점검하면서 실무선에서 하기 어려웠던 문제까지 직접 협의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협의체가 발족하면 SCM과 마찬가지로 연 1∼2회 가량을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정례협의체가 발족된다 하더라도 양국간 미래동맹 청사진을 실천해 나가는 데 있어 과연 실질적인 역할을 담보할 수 있느냐 여부다.

미국과 일본은 외교.국방장관이 동시에 참석하는 이른 바 ‘2+2’ 협의체를 가동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한미 외교장관 정례협의체의 효력이 입증된다면 미일동맹을 능가하는 실질적인 ‘2+2’ 체제로 발전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이날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도 양측 외교장관관의 직통전화 개설과 외교차관급 정례협의채널을 가동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주요 강대국과의 수평적.균형적 외교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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