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을지연습, 北 ‘북핵 시간끌기’ 핑계될까?

한반도 안전보장과 한미 연합 방어태세 유지를 위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18일부터 시작된다.

그 동안 ‘전쟁도발 연습’ ‘미국의 대조선 압살정책’ 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던 북한이 이번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UFG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기존의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에서 명칭을 바꿔 실시하는 첫 연습으로, 올해부터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내일 오전 6시에 시작돼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한미 양국군은 이번 연습에서 연합훈련 사상 최초로 각각 독립된 사령부를 구성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연습을 실시한다. 위기상황 보고, 위기관리 연습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 이번 연습에는 한국군 5만6,000여 명과 주한미군 만여 명이 참가한다.

북핵 외교가에서는 대체로 미국과의 핵 검증체계 구축 협상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이 현재의 관망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과거 북한이 을지연습을 이유로 북핵 협상이나 남북대화에서 회담중단 등의 ‘위협용’으로 활용해 왔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후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은 2005년 8월에 예정돼있던 제4차 2단계 6자회담의 개최를 UFL 연습을 이유로 9월 중순으로 연기한 적 있다.

또 2006년 3월에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전 제18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를 명분으로 ‘4월의 적당한 날’로 연기하자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소식통은 “북한이 을지연습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의 경우 특별히 반응을 보일 주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고 1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최근 남북관계가 냉각상태이고 북핵 6자회담이 답보국면에 놓여있지만, 한국과 미국의 대화의지가 강하고, 북핵 미·북 협상도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통상적인 비난공세 외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연기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측이 적절한 시기가 오면 UFG를 구실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즉 북한이 만일 미국의 대선 등을 의식해 차기 행정부와 협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 경우 을지연습이나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이 북한이 ‘협상장에서 철수하는’ 명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을지연습에 대해 통상적으로 비난했던 것처럼 ‘북침용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할 수 있지만, 이것 때문에 북핵 미·북협상을 단절시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당장은 미국과 북한이 검증체계 구축을 두고 입장차가 있다”면서 “만약 북한이 미국 부시 행정부가 원하는 방향대로 끌려가지 않고 시간을 끌겠다고 하면 을지연습을 핑계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박 선임연구위원은 “을지연습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거둬들여 북핵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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