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연쇄 정상회동 이후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한국과 미국의 후속 행보가 신속하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가 11∼12일 미국워싱턴에서 힐 차관보와 현 국면의 타개방안 등을 조율하는데 이어, 힐 차관보가 이번 주말께 서울을 다시 찾아 송 차관보와 다시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두 나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워싱턴과 서울을 오가며 북핵협의를 갖는 셈이다.
물론 힐 차관보의 이번 방한에는 개인적인 사정도 있다. 지난 달 8일 본인은 주한미대사직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부임했지만, 아직 부인과 딸 등 가족이 서울에 머물고 있어 이번에도 가족을 보러 서울을 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그의 이번 방한은 일단 힐 차관보는 오는 7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리는 아세안과 한ㆍ미ㆍ중ㆍ일ㆍ러 등 대화상대국 외교장관회의인 ‘아세안 PMC’에 앞서, 18∼19일 열리는 고위관료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방한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다자회의에는 송 차관보와 힐 차관보는 물론, 중.일.러에서도 차관보급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고, 자연스럽게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다각적인 북핵 연쇄회동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중.일.러 3국에서는 누가 참석할 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나, 이들나라의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워싱턴 회동에 이은, 송 차관보와 힐 차관보의 서울 회동에서는 아세안 PMC 고위관료회의 기간 다른 6자회담 참가국 대표들과의 북핵 협의를 위한 한미 공조를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의 회동은 여전히 긴박한 국면 속에서도 북-미 양국 사이에 대화를 향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뭔가 대화국면 진입을 위한 방안이 모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힐 차관보가 이번 방한을 전후해 일본과 중국을 별도로 방문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