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뭘 논의했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간 28일 회담에서는 북핵신고 이후 급진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북핵 현안과 쇠고기 문제를 비롯한 한.미 양국 현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우선 라이스 장관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싼 한국내 상황이 진정되지 않은 것을 의식한 듯,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방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국 측은 당초 7월초 부시 대통령이 방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근 한국내 쇠고기 파문 등으로 사실상 미뤄졌다는게 외교가의 시각이었다.

유 장관도 “한국 국민들이 30개월령 이상 소에 위험 요소가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인식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확신이 있을 때까지 30개월령 미만만 수입하기로 양국 정부가 합의했기 때문에 합의사항 지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북핵 신고 이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신고내용 검증 문제도 집중 협의했다.

우선 유 장관은 북한의 신고서 제출에 대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중요한 시발점이라는 데 공감했다”면서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검증 체계 구축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신고서 검증 작업이 곧 시작될 것이며, 이 과정에 6자회담 참가국들의 공동참여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핵신고서에 담기지 않고 북한과 미국간 비공해 합의의사록에 담기게 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와의 핵확산 의혹 등에 대한 검증 방안에 대해서도 라이스 장관은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에 “HEU(고농축우라늄)와 핵확산활동에 대한 내용도 들어가 있지만 우리가 필요한 충분한 답은 담겨있지 않다”면서 “기대하건대 북한이 그러한 약속(검증하겠다는)을 이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단어인 HEU가 등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양국 장관은 앞으로 북한의 신고서 내용의 철저한 검증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우라늄농축은 물론 핵확산 의혹, 나아가 핵무기 부분도 검증의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장관은 일본을 배려하는 발언도 잊지 않았다. 6자회담의 진전을 위해 북 측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핵신고서 제출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 착수 등의 과정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측 목소리가 소외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장관이 핵 신고서 검증 등에 대해 속깊은 얘기를 함에 따라 한미 양국은 조만간 재개될 6자회담에서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검증과정에서 한.미 양국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특히 핵심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한국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일자와 관련, “라이스 장관이 29일 중국을 방문해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한 뒤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내주 중반 이후에나 회담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