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협상 재개…결과 주목

한국과 미국이 2009년 이후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1차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이번 회담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뒤 재가동하는 한.미 간 사실상 첫 협의라는 점과 사안 자체가 지닌 민감성으로 인해 특히 이목을 끌고 있다.

제8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상견례’ 성격의 이날 회담에는 조병제 외교부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잭슨 맥도널드 미국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가한다.

양국의 대표가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하는 자리지만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해야 되기 때문에 상견례 이상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은 현재 42% 수준인 우리 정부의 분담비율을 50%로 올려 줄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고 한국도 ’적절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분담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이 어느 선에서 분담비율에 합의할 지 주목된다.

또 미국은 분담금 항목 가운데 3천억 원 수준인 군사시설 건설비를 주한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5년간 전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재 현금 위주의 지급방식과 관련, 군사시설 건설비를 비롯해 현물로 지급이 가능한 부분은 현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주한미군에 고용된 한국인 근로자의 인건비와 군사시설 건설비, 연합방위증강사업(CDIP), 군수지원 항목으로 돼 있는 분담금을 그동안 총액 차원에서 증액하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협의해왔지만 각 항목 별로 분리, 소요에 근거해 비용을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입장이다.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이와 관련, 지난 5월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분담비율 상향 조정 요구에 대해 “숫자는 관심을 가질게 아니다”라면서 “우리 능력이 있으면 어느 정도 (분담)하는 게 맞다”고 밝혀 분담비율을 상향 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총액 협상방식의 현행 방위비 분담제도를 구체적인 실소요를 따져 합리적인 수준에서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보다 선진화된 형태로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의 집행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분담비율에서 어느 정도를 양보할 것인지가 이날 회담으로 시작돼 길게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이번 협상의 관전 포인트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을 주한미군 기지이전 비용으로 전용하는 문제도 국회와 시민단체가 사실상 우리 정부의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양국의 ’기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1991년 한국이 분담금을 제공하기 시작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주둔경비 지원금) 문제는 한.미 동맹과 관련한 주요 현안의 하나며 한국의 분담금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1999년과 2005년을 빼고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지난해 한국은 7천255억원을 부담했으며 이는 국방예산의 2.94%, 국방예산 가운데 전력유지비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10.78%였다.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주둔군지위협정(소파)’ 제5조(주한미군 주둔경비는 미국 쪽이 전액 부담한다)의 예외협정으로, 2~3년 단위로 새로 체결한다. 현재 발효 중인 7차 협정의 유효기간은 올해 말까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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