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협상 ‘윈-윈’ 방안 도출

한국과 미국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19∼20일 진행한 제5차 방위비분담 협상은 서로 체면 손상없이 실리를 챙김으로써 ‘윈-윈’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한.미가 내년 이후 적용될 우리측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인상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은 우리측 의견이, 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비로 전용키로 양해한 것은 미국측의 의견이 각각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물가상승률 수준의 분담금 인상은 사실상 동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 측은 당초 최소 6.6%에서 1999∼2004년의 평균 분담금 증액률인 14.5%까지 올려달라고 주장해 왔지만 정부는 국내 경제사정의 어려움을 적극 설명하며 미국측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과거 협상에서도 물가상승률 수준에서 증액률을 묶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면서 “미국측도 이제는 우리의 방위비분담 규모가 적정수준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차 협상에서 방위비분담금을 미군의 기지이전사업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양해하기로 한 것이 분담금 증액 규모를 낮추는데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우리 정부의 양해 아래 2002년부터 방위비분담금을 기지이전사업에 사용해 왔지만 최근 국회 등에서 방위비분담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은 별개의 협정이기 때문에 분담금의 기지이전사업 전용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우리측 분담금을 미군 기지이전사업에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양해하면서 대신 현재 현금위주로 돼 있는 군사건설 지원을 현물위주로 전환해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분담금의 미군 기지이전사업 사용과 관련, “미국이 정당하고 투명하게 집행한다면 어디에 쓰느냐에 대해서는 문제제기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신들이 부담하기로 했던 미 2사단의 평택이전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시민단체와 민주노동당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민노당과 시민단체인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은 그동안 `방위비분담금을 미 2사단 이전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미국이 부담하도록 명시한 LPP 협정 위반이니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협정은 향후 5년간 적용돼 2013년까지 유효하다. 분담금 협정은 그동안 2∼3년마다 체결돼 왔으며 미국은 이 기간을 장기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정부는 앞으로 외교경로를 통해 세부사항을 정리한 뒤 연내 새 협정에 공식 서명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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