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대북 식량지원 협의 배경과 전망

한.미가 내주 중 워싱턴에서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배경과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협의의 1차 목적은 지난 5~8일 진행된 미국 정부 대표단과 북한 당국간의 대북 식량지원 관련 협의 결과를 자세히 청취하는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가 이 협의에서 지원 식량의 분배 모니터링 방법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은 조만간 50만t 가량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8일 미국과의 대북 식량지원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 당국은 이번 협의를 통해 식량지원 모니터링 문제와 관련한 북.미 간의 협의 진전 상황, 시기와 형식을 포함한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세부 구상을 청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핵 프로세스의 진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될 이번 협의가 우리의 대북 정책 측면에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대남 비방을 계속하면서도 북핵 6자회담 프로세스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식량 50만t을 가시거리 안에 두고 있는 상황.

이는 결국 남측과 거리를 두면서 대미관계 개선을 통해 활로를 뚫는 이른 바 `통미봉남’ 전략이 본격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미묘한 시기인 만큼 정부로서는 이번 협의를 통해 식량 지원 문제 뿐 아니라 북.미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진전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한.미 공조의 기조 하에 미측과 현 단계에서 취할 대북 정책을 조율하게 될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또한 이번 협의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중요한 관심거리다.

`조건없이 지원하되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지만 현재 북측의 태도로 미뤄 그들이 먼저 손을 벌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에 아사자가 생겨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 데다 미국의 지원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가 원칙에만 과도하게 매몰되어선 안된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을 간접 지원하거나 미국의 대북지원에 동참하는 등의 우회로를 찾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이번에 미측으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북한의 식량 상황과 북측의 식량 수급 계획 등을 전해 들은 뒤 명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적극 모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