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대응조치로 내주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한미는 8일부터 11일까지 서해 격렬비열도 북방, 덕적도, 어청도 해상에서 미 7함대와 우리 해군 및 공군의 최정예 전력이 투입된 가운데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북 무력시위 성격의 짙다는 관측이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군 고위 관계자는 2일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 만큼 한.미 양국이 확실한 대북 억지 의지를 과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대규모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 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시위에 참가할 양국 전력은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천t급)와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강습상륙함을 비롯한 우리나라 한국형 구축함(4천500t급.KDX-Ⅱ)과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F-15K 전투기 등이 참가할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요코스카항을 모항으로 하는 미 7함대는 서태평양을 작전구역으로, 지휘함인 ‘블루릿지함’을 기함으로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와 9척의 이지스함, 3척의 핵잠수함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7함대의 핵심 전력인 조지 워싱턴호는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의 6번 함으로 1992년 취역했으며, FA-18 전투기와 조기경보기(E-2C), 헬기 등 9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우리 군은 KDX-Ⅱ급 구축함 4척과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과 최신예 F-15K 전투기 등을 훈련에 투입해 확실한 대북 억지 의지를 과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군사적인 1단계 조치로 무력시위를 벌이고, 2단계로 이달 말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 징후를 나타내고 대남 위협을 계속하면 1994년 중단된 ‘팀스피리트’와 같은 연합 야외기동훈련을 정례화할 예정이다.
이번 서해상 연합훈련은 구축함과 호위함에서 함포를 발사하고 F-15K에서 공대지 미사일과 포탄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에서도 수중 어뢰를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이와 관련, 서격렬비열도와 덕적도, 어청도 해상에서 오전 8시부터 최대 오후 9시까지 함포·항공·수중 사격을 한다는 계획을 관련부서에 통보했다.
북한의 군사도발과 관련, 군이 이번처럼 대규모 무력시위를 한 것은 1976년 북한이 ‘818 도끼만행’을 저지른 이후 처음이라고 군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