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남북정상회담서 평화협정 서명제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7일 오는 10월초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북한이 검증가능한 비핵화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할 경우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평화협정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공동서명하겠다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에 명시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 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나의 목적은 한국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에 김정일 위원장 등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한국전쟁을 종결시켜야 하며, 종결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를 위해서도 북한이 이미 이행하고 있고, 또 이행하게 될 6자회담 과정이 중요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나의 목적은 ‘평화조약’(peace treaty)을 통해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며, (한국전쟁을)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그가 갖고 있는 핵 프로그램을 검증가능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대변인이 부연했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후 가진 ‘언론 회동’(press availability)에서 “우리가 평화체제 제안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달려 있다. 무기를 없애고 검증 가능해야 한다. 그런 목표를 향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결정은 그쪽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북한 지도자가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전면 신고하고 또 전면 해체할 경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동북아에서 평화 체계가 새롭게 설정될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고, 그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2005년 9.19 공동선언에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에 합의했고,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소개한 뒤 “그 문제에 관해 다시 대화를 나눴고, 북핵 해결이 되면 거듭 한반도에 전쟁시대를 종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 신속히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6자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그에 이어서 동북아 다자간 안보체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데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정상의 ‘한국전 종결’ ’평화협정’ 서명 언명에 대해 “북한에 주는 메시지”라고 전제한뒤 “미국으로서 한국전 종전선언은 북미관계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전쟁상태에서는 관계정상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법적 장치를 추진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북한 핵폐기과정에 맞춰 평화체제 논의 일정도 시작된다는 뜻이며, 특히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불능화 실무기술팀’이 11∼15일 북한을 방문키로 한 것은 핵 폐쇄과정을 거쳐 불능화 과정에 들어간 것이고,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수립 과정을 개시한다는데 양 정상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전 종전선언을 위한 북한 핵폐기 시점’에 대해 “핵폐기가 완료됐다는 시점을 상정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뒤 “미.중.러의 ‘불능화 실무기술팀’이 북한이 들어가는 등 어느 정도의 과정이 진행되고 6자회담이 폐기라는 결론을 내리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지금은 그러한 핵폐기의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비핵화 진전에 따라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협상을 가능한 한 조속히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을 피력했고, 부시 대통령은 이에 공감과 동의를 표시했으며, 양 정상은 동북아 평화안보 체제 수립을 목표로 가장 가까운 장래에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 다자안보 대화를 출범시킬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며, 한국 정부의 노력이 6자회담의 진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고, 이에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시해준데 사의를 표하고, 6자회담과 남북관계가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되며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 개시를 위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에서 만나면 6자회담중 있었던 많은 진전들에 대한 얘기, 또 우리와 함께 한 약속들을 지속적으로 이행해 주시기 바란다는 말을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노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양 정상은 특히 남북정상회담의 개최가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부시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 이라크 파병문제와 관련, “이라크에서 자이툰 부대가 임무를 매우 전문적이고 능숙하게 수행해 평판이 높다”면서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국군의 능력을 평가해준 데 사의를 표하며 지난해 국회에서 연말까지 임무종료할 것을 결의한 만큼 앞으로 국회와 많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동맹국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순조로운 비준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조기 가입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특히 노 대통령은 비자문제 해결을 위해 부시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챙겨준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으며, 부시 대통령은 비자문제는 당연히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