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전작권 전환시기’ 담판짓나

오는 23일(한국시간 24일 새벽)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인 지난해 말 각각 취임한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간의 첫 만남인데다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와 주한미군기지의 평택이전에 대한 한.미 간 현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양국의 국방수장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시기에 합의할 수 있을지 여부다.

한.미는 지난해 10월 제38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에는 합의했지만 시기와 관련해서는 ‘2009년 10월15일 이후, 2012년 3월15일 이전’으로 두루뭉술하게 합의했다.

2009년 조기 이양을 주장하는 미 측 의견과 대북 억지력 확보를 위해서는 2012년이 적절하다는 한.미간의 이견을 사실상 ‘봉합’한 결과였다.

한.미는 이후 2007년 상반기(6월)까지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시기를 결정하기로 하고 그동안 협상을 계속 해왔지만 국방장관 회담을 앞둔 현재까지 완전히 이견을 해소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 측은 지난 7∼8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11차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와 관련, “현 시기부터 3년이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우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시기부터 3년’이면 2010년을 얘기하는 것으로 당초 2009년 보다는 한 발 물러섰지만 여전히 2012년 주장하는 우리 측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은 전작권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이 일종의 ‘담판’을 짓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아직 한.미 양측의 실무진 사이에서는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양국 장관이 만나서 결론을 봐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미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어떤 식으로든 구체적인 전작권 전환시기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모두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환시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는데 공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김 장관의 의지도 강력하다.

김 장관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 시기는 양국 국방장관이 합의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시기를 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도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51%”라고 말했지만 51%는 단순히 50%를 갓 넘긴 수치가 아닌 상당한 합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구체적 전작권 전환 합의연도와 관련해서는 우리 측의 2012년 입장이 워낙 강해 미 측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과 함께 상황에 따라서는 한.미가 서로 조금씩 양보, 2011년께로 결론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주한미군기지의 평택이전 문제도 주요 회담 의제다.

한.미는 2008년까지 주한미군기지의 평택이전을 완료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평택지역 주민의 반발과 비용분담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용산기지는 2012년께, 미 2사단은 2013년께나 이전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현실적으로 2008년까지 이전완료는 불가능하며 한국이 고의로 주한미군기지의 이전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 설명해 미측의 이해를 구하는 한편,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기지이전을 최대한 앞당겨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비용 분담 문제와 함께 평택기지 마스터플랜(MP)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이후인 이달 말께 한.미가 최종 MP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MP에서 기지이전 완료시점을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지난해 10월9일 북핵 실험 이후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교환과 함께 미래 굳건한 한.미 동맹의 발전 비전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국방장관간 취임 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서로 안면을 트고 친분을 돈독히 하는 것도 적지않은 ‘부수입’이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워싱턴 방문을 마친 뒤 오는 25일 일본 도쿄(東京)에 들러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방위성 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군사교류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2005년 1월 윤광웅 전 장관과 오노 요시노리 전 방위청장관이 만난 이후 2년여 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이후 양국간 관계개선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것”이라며 “양국간 군사교류 방안 및 동북아 안보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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