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위급 대화 무엇을 협의했나

한미 양국은 7일 서울에서 열린 고위급 회동에서 북핵 6자회담의 진전 방안과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이행 방안을 별도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협의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정무 차관과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가 열려 6자회담 진전방안이, 로버트 조지프 군축담당 차관과 별도 회의가 개최돼 안보리 결의 이행 방안이 각각 논의된 것.

우리 정부는 이들 협의에서 6자회담 재개시 9.19 공동성명 이행 로드맵 작성에 곧바로 착수해야 하며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원심력을 견제하고 회담 틀을 유지시키는 버팀목으로 안보리 제재 결의를 활용해야 한다는데 미측과 뜻을 같이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유명환(柳明桓) 외교부 제1차관과 번스 차관간 이뤄진 전략대화에서 양 측은 이르면 이달 내 재개될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양측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한 배경을 분석하는 한편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나머지 5개 회담 참가국의 공통된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인 만큼 회담 재개시 모종의 가시적 조치를 취하게 함으로써 핵포기 의지를 입증토록 해야 한다는 미측 주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핵실험을 통해 북핵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면서 9.19 공동성명 이행의 시간을 단축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최근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북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 모종의 조치를 미리 취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에서 ‘선행조치’와 같은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양측은 회담의 조기 개최 보다는 회담 재개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략을 짜기로 했다”고 언급해 여운을 남겼다.

두 차관은 이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문제 등 양자현안과 이란 핵문제와 대 테러 대응방안 등 국제 현안, 동북아 지역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번스 차관은 이란 핵문제의 경우 이란 핵개발 계획의 수준이 북한에 못미치지만 북한보다 훨씬 강력한 경제력을 보유한 만큼 이란 핵문제가 북핵 문제 못지 않게 심각하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1시부터 박인국(朴仁國) 외교정책 실장은 조지프 차관과 별도 회동을 갖고 각국이 13일까지 제출하기로 돼 있는 안보리 결의 1718호 이행 보고서와 관련, 현재 진행중인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교환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 측은 남북해운합의서를 활용해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명시된 화물 검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해운합의서 조항들을 상세히 설명했고 미측은 “잘 알아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화물검색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해상선박 방사능 탐지 시스템인 ‘국제 컨테이너 검색 네트워크’(ICSN) 참여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사전 정지 작업을 벌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나오기도 했다.

ICSN은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항만보안법에 바탕을 둔 국제협력체계로, 세관원들이 X선 탐지기를 이용해 컨테이너를 열지 않고도 그 속에 실린 위험물질을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유명환 차관은 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ICSN 참여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정부는 ICSN을 통한 검색강화가 국내 항구에서의 물류 흐름을 지연시킬 가능성 등 부작용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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