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핵실험 막을 방안 없다”

“북한이 끝내 핵실험을 하겠다고 하면 효율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1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에 착수하고 2차 핵실험을 경고하는 등 연일 위기를 높이고 있지만 이를 제어할 뾰족한 방안이 현실적으로 없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 8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한 뒤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방법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많지 않다”면서 “북한이 하려는 것을 통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가 중국(7일)과 한국(8∼11일)을 잇따라 방문, 북한의 연이은 도발행위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은 도출되지 못한 것이다.

한.미가 현 상황에서 유일하게 기대하는 해법은 북한이 당장 6자회담은 아니더라도 미국과의 양자대화에라도 화답해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북한도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의중이 대화에 개방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양자대화는 북한이 응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에도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은 8일에는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빌어 “우리를 변함없이 적대시하는 상대와 마주 앉았댔자 나올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미국과의 양자대화에도 응하지 않을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그같은 말을 한 것으로 볼 때 미국과의 대화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까지 휴대했지만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방북하지 못했던 보즈워스 대표는 상황을 감안해 이번에는 방북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나 러시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한.미 등은 상대적으로 대북 영향력이 큰 중.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지만 북한의 최근 행태를 보면 중.러가 말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지난달 말 방북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조차 하지못한 게 단적인 예다. 이에 따라 중국도 대북특사 파견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이처럼 미국과의 대화는 물론 중.러의 설득에도 부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다른 마땅한 해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대화에 나오도록 촉구하는 노력 이상의 새로운 방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는 `핵실험 시 응당한 대가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연이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데서 보듯 북한은 `채찍’에는 굴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정부는 따라서 북한이 위기지수를 연일 높이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설득노력도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일단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등은 나아가 북한이 결국 2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이후 대북 대처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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