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함북 길주군 갱도굴착 주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갱도굴착 공사를 벌이고 있는 사실을 포착해 정밀 추적 중인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는 지난 90년대 말 함북 길주군 인근지역에서 대규모 갱도굴착 공사 징후를 포착한 뒤 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건설중인 갱도의 목적에 대해서는 아직 식별이 되지 않고 있으나 대규모 수로 또는 군사시설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일부 언론은 미측이 길주군에 핵실험과 관련한 징후가 있다는 위성분석 자료를 한국측에 제공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국방부는 위성분석 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길주군에 핵실험과 관련한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길주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갱도 굴착 공사가 핵시설 용도로 이용될 가능성을 일단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질문을 받고 “현재 (길주군 지역에 핵실험과 관련한) 별다른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돈 국방부 홍보관리관(육군 준장)도 “한미가 길주군 갱도 굴착 징후를 포착하고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으나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길주군에 지하 핵시설이 건설돼 있다는 주장은 지난 해 일본의 시사잡지 월간 ’겐다이(現代)’(8월호)가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 잡지는 중국을 경유해 탈북한 북한 원자력총국 부설 ’38호(원자력)연구소’ 소장인 김광빈(52) 박사의 진술을 인용, “북한은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기본합의서 채택에 따라 함북 제19연구소 연구원 전원을 함북 길주군 남대천 지하시설에 이동시키고 영변지구의 핵 연료봉도 남대천 지하시설로 옮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김 박사가 해상 방사능연구기관에 근무하고 있으며 일본 잡지가 보도한 내용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부인하고 나서기도 했다.

북한내 지하핵시설 건설과 관련해 그동안 정보당국이 잘못 지목한 사례도 있었다.

미 정보당국은 탈북자 진술을 토대로 평북 대관군 금창리에 있는 지하시설을 핵관련 시설로 단정짓고 2000년 5월 20∼24일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핵 시설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미 정보기관의 북한에 관한 ’정보 보고’가 틀렸음을 현장에서 확인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때문에 길주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갱도공사 목적이 정확하게 식별되기 위해서는 당분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당에 근무한 적이 있는 탈북자 A씨는 “평북 대관군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하군사시설 건설이 용이하지만 주민들이 대다수 거주하는 길주군에 핵 관련 시설을 건설한다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군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도 “길주군에 핵실험과 관련한 징후가 있다는 언론보도는 처음 듣는다”며 “동해안에서 그다지 먼 거리에 있지 않은 곳에 핵시설을 건설할 경우 폭격 등이 쉽다는 점을 북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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