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변화조짐 예의주시

한국과 미국은 최근 북한의 움직임에서 미묘한 변화의 조짐을 포착하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5월 2차 핵실험 등 연쇄 도발 카드를 사용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추가적인 심각한 도발을 자제하는 듯한 양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과의 뉴욕채널을 통해 ‘실무적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점을 양국 당국자들은 중시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7일 “이달 초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위협강도로 볼때 장거리 미사일과는 비교할 수 없다”면서 “ICBM 발사 징후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 등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핵실험 강행 당시와 비교할 때 상당히 온건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를 받던 강남호를 회항시킨 것도 북한 수뇌부의 판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기회”라면서 “한.미 양국은 전체 상황을 놓고 면밀한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게리 새모어 미국 백악관 핵 비확산 담당 보좌관은 지난 9일 영국 런던의 국제전략연구소(IISS)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이 아마도 협상장으로 돌아오는 방안을 찾고 있는 듯하다”며 “북한이 현재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전했다.

북한 핵문제에 정통한 새모어 보좌관의 발언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통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미국 정부 내부에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며 향후 협상에 대비하는 또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새모어 보좌관은 특히 “북한이 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충분한 이익을 얻어냈다고 생각하면 다시 평화작전을 펼치곤 했다”며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행동 방식”이라고 말했다.

도발 카드가 소진되면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미 양국 당국자들은 향후 재개될 협상 국면에 대비해 기존의 북핵 6자회담의 성과를 정리하는 한편 차기 협상에서 다룰 현안과 북한에 제시할 조치 등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특히 오는 21∼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이 보여줄 행태를 주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의춘 외무상이 참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대신 부상급 고위인사라도 파견할 경우 그의 발언 등을 통해 북한의 판단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ARF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접촉기회에서 어떤 행동을 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ARF 이후 북한의 동향을 파악한뒤 여름철을 거쳐 9월로 넘어가면 자연스럽게 국면 전환을 모색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게 북핵 외교가의 기류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장기 억류하고 있는 미국 여기자 문제가 현재의 교착국면을 타개할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특히 “9월 중순께 북한이 설정한 이른바 ‘150일 전투’가 종료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국면에 맞는 새로운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미국 여기자 문제가 북한이 강경 기류를 누그러뜨릴 중요 매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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