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 및 독수리(FE) 연습에 대한 북한의 강력한 반발과 도발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미 훈련이 끝나는 4월 말이나 5월이 돼야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9일 “남측의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의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군에 따르면 올해 키 리졸브 훈련은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2주일간 진행되고 이후 실제 한미 전력이 참여하는 독수리 연습이 4월 말까지 이어진다. 또한 올해는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진행된 작년 훈련과 달리 한미연합사령부 주도로 실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 연습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과거보다 참여전력이 늘어나지 않은 수준에서 로우키(Low-Key)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측 항공모함은 한반도에 단골로 전개되던 미 7함대 소속 조지워싱턴호(9만 7000t급)가 정비에 들어가 다른 항모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올해 진행되는 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에 대해 “북침 전쟁연습”이라는 비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김정은은 “적의 심장부를 날려버려라”는 말폭탄과 ‘1호 전투근무태세’ 진입을 선언했던 만큼 이와 유사한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전개되는 한미연합 훈련에 북한이 부담을 느끼는 만큼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경제 개발을 위한 외자 유치가 시급한 현 상황에서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 선전과 남북관계서 주도권 확보라는 ‘딜레마’로 북한이 ‘도발 감행’에 대해서는 골머리를 앓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은 한반도에서 미국 측 전력이 훈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해왔던 것만큼 이번에도 자체 동계 훈련 강화와 강력한 비난을 통해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하지만 김정은은 장성택 처형으로 무자비한 권력을 보여줬고 체제의 안정화를 과시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면서 “한미 훈련에 적당히 반발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방법을 구상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현재 내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정상적인 국가로 선전해야 하기 때문에 ‘도발’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면서 “정상회담 등 소통을 위해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는 도발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하지만 스스로 궁지에 몰려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들면 다른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정부는) 장성택 처형 이후 일부 엘리트들이 김정은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