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北 인권개선’ 정면 제기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북한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6일 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문제와 관련, 북핵문제와 더불어 북한 인권문제를 비중있게 다뤘다.

두 정상은 성명에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관계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내 인권상황 개선의 의미있는 진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해 유감과 조의를 표명하고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비극의 재발방지를 위해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것도 인권문제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물론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모두 북한 인권문제 개선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4월 미국 캠프데이비드와 7월 일본 도야코 회담에서도 ‘북한 인권문제의 진전’을 회견 등을 통해 언급했다.

하지만 공식 문서에 이 문제가 담긴 것은 처음으로, 그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미국은 과거에도 한미 정상회담 성명에 북한 인권문제를 담고 싶어했지만 지난 10년 간은 북한의 눈치를 살펴 우리가 넣는데 반대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권교체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 인권문제가 담기게 된 주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회담에서는 미국 측이 공동성명에 박힌 문구보다 훨씬 강한 수준의 표현을 검토했지만 우리 측이 원칙과 현실을 감안해 수위조절을 요구했고 이를 미국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입장에서는 ‘부시 행정부가 북핵문제 진전에 집착해 북한 인권 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달 31일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처형까지 이뤄지고 있다는 북한 수용소 실태를 거론하며 “북한 인권문제는 북.미 관계정상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강조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주한 미대사 인준안이 지난 1일 무난하게 미 상원에서 통과된 것 역시 힐 차관보의 이 같은 북한 인권 발언 때문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문제는 북한의 반발로 남북관계는 물론 북핵문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 인권문제에 대한 거론을 ‘내정간섭이자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 강하게 반발해왔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반발이 없지는 않겠지만 남북관계에 부담을 준다고 해서 북한에 대해 할 말을 못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북핵문제에는 당장은 눈에 띄는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외교 소식통은 “인권문제에 대한 거론이 검증체계를 구축하는 현 협상 상황에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다만 북한의 핵포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북.미 관계정상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에서는 북한 인권문제가 최대 화두가 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이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대북 적대시정책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때문에 이 문제가 본격 거론되면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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