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北인권문제’ 첫 논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11일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 북핵문제 등 핵심 의제 외에도 북한의 인권문제 논의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당초 북한 인권문제는 ‘회담 의제’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회담 전날 정부 고위관계자가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논의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실제로 공식 정상회담에 이어 열린 오찬회담에서 북한 정세 등에 대한 의견 교환 도중 북한의 인권문제가 짤막하게 다뤄졌다. 이 문제를 화두에 올린 것은 노 대통령이었다.

미국측이 관심을 표명하면 노 대통령도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빗나간 것이다.

노 대통령은 “북한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특히 인도적 지원이라든지 기타 남북교류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설명을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이같이 북한 인권문제를 먼저 거론하며 적극 설명하고 나선 것은 북핵 중대국면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갖는 휘발성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즉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인권문제까지 거론할 경우 결과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 나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 대목을 적극 설명하기 보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정상회담에 앞서 미측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던 것도 노 대통령이 이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린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엘리엇 에이브럼스 백악관 NSC 선임 보좌관은 지난달 “부시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실상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면서 “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이를 협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북한 스스로 변화해 국제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북한 인권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일부 시각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유엔 인권위원회가 북한이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당시 표결에 불참했으며 지난해와 올해는 유엔인권위의 대북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졌었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남북간 교류.협력 및 각종 인도주의적 지원이 북한 인권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대외적으로 밝히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첫 거론된 만큼 향후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어떤 식으로 다뤄질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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