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전시 작전통제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지속 주둔과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 보장을 전제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정치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안보불안’ 논란이 불식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전시 작통권 전환이 한국군의 능력에 대한 양국의 신뢰를 기초로 미국의 주한미군 지속 주둔 및 유사시 증원 공약에 바탕을 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군이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하더라도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한반도에 즉각 투입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양국 정상의 이런 공통된 인식은 전시 작통권 환수가 곧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환수 반대를 외치고 있는 예비역 단체와 지식·종교인들의 반대여론을 잠재우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정상의 이런 인식은 전시 작통권 환수 협의가 한미상호방위조약 유지와 주한미군 지속주둔 및 미 증원군 파견 보장, 미국의 정보자산 지원 지속, 한반도 전쟁억지력과 공동대비태세 유지 등 4대 원칙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을 뒷받침해 준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전시 작통권 환수문제와 관련, 그동안 예비역 단체와 지식인들은 한국군이 작통권을 단독행사하게 되면 주한 미 지상군이 완전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감을 표명해왔다.

자산가치가 23조원에 이르고 전략정보의 100%, 전술정보의 90%를 제공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20년 이상 35조원이 넘는 막대한 안보비용을 물어야 하는데 우리 경제사정으로 이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은 유사시 미국의 자동개입 보장장치를 의미하는데 미군이 철수하면 유사시 자동개입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도 전시 작통권 환수 반대의 논거였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주한미군 지속 주둔에 인식을 같이함으로써 이런 논리는 더 이상 설득력을 얻지 못할 전망이다.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한 뒤에 유사사태가 발생하면 미군 증원전력을 신속히 투입하는 방안에 양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 한 것도 ’막연한 안보불안’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한미는 연합사 작전계획을 통해 전시에 미군 병력 69만명과 5개 항공모함 전단, 함정 160여척, 항공기 2천여대 등의 증원전력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앞으로 비록 미군 증원전력의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의 남침시 이를 저지 격퇴하는데 지장을 주지않는 범위 내에서 증원전력 규모를 결정하는 세부계획들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이 회담에서 ‘군사지휘관계 전환을 통해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이 지속하는 가운데 양국의 상호 필요와 조건을 충족시키면서 한미 동맹관계를 더욱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의미가 크다.

이런 인식은 전시 작통권 환수로 한미동맹 관계에 균열을 초래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감을 해소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군당국은 다음 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발표될 공동성명에 양국 정상의 이런 인식을 구체적으로 명기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매년 SCM 공동성명에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미국은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명기하고 있는데 올해에도 이 같은 수준의 공동성명이 채택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밖에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다음 달 SCM에서 전시 작통권 환수 목표연도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항을 합의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2012년을, 미국은 2009년을 각각 설정하고 있는 환수시기를 절충하는데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이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군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