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전문가 평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일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에 합의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핵 문제 해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이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한 가운데 ‘채찍’ 일변도의 대북정책에서 대화 등 ‘당근’을 함께 쓸 수 있는 여지를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한미간 북핵문제에 대한 ‘온도차’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않은 상황에서 향후 한미간 실무회담에서 얼마나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국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나 주한 미군 문제 등에 대해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던 것을 한미간 협의를 통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이 계속해서 대북 제재를 강화하려는 시점에 이뤄져 강경일변도로 흐르던 미국의 정책방향을 대화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다른 길’을 하나 개척한 데 의미가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서도 향후 주한 미군의 장래를 한국과 계속 협의해서 하겠다고 양국 정상이 약속했다.

1990년대 초까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철수하고 감군했는데 향후에도 주한미군의 장래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미국의 제재에 대해서는 우리 대통령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미국 국내법에 따른 금융제재에는 이의제기를 안 하는 대신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협의 노력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국가 최고 지도자가 일단 ‘그쪽도 해봐라’라고 얘기한 것이다.

향후 고위 실무진 간 협상노력을 통해 북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

전반적으로 최악의 한미동맹 균열 노출을 방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포괄적 접근방법은 구체화 과정에서 한미간 이견이 도출될 가능성 적지 않다.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풀고 나올 지도 미지수다.

한미 양국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 북한의 회담 복귀 과정에 대해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실무진 간 충분한 조율을 통해 입장을 밝혀야지, 섣불리 미국의 양보와 대북 협력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미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회담에 대해 약간은 애매한 입장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한 ‘포괄적 접근방법’에 기대를 걸 것이지만, 한미동맹이 재확인됐다는 측면도 있어 당장 판단 내리기보다 구체화 과정을 보면서 대책을 세울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당초 예상했던 의제들이 다뤄졌다. 전시 작통권과 관련해서 한미 모두 정치화를 경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은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기본 입장을 확인했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고 회담 재개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미국정부도 향후 국내정치와 동북아 전략환경을 고려해서 한국 측의 견해도 반영,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한미 정상이 제재 강화 막고 대화 쪽으로 우선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는데 미국으로서는 이제부터 국내법과 국내정치를 어떻게 푸느냐는 숙제가 남아 있다.

부시 행정부는 핵무기 비 확산 정책이 실패했다는 내부 비판 때문에 북핵문제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으며 대화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일단 대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그럼에도 교착이 계속되면 북한의 책임이라고 말할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원칙적인 선에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에도 한미간 공동 입장이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동의 포괄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것은 향후 진전상황에 따라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포괄적인 방안이라는 것은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고, 공동으로 한다는 것은 한미간 합의하에 추진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다른 조치들도 취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북 금융제재의 경우는 미국이 6자회담과 별개로 다루고 있어 기존 입장에서 별다른 차이는 없다고 본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정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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