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의제와 전망

14일 오전 (한국시간 15일 새벽) 백악관에서 열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한미동맹 현안 등이 주 의제로 다뤄진다.

양국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도 정상간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이날 50분간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과 북핵문제을 집중적으로논의한뒤 양국 기자들이 참석한 ’언론회동’을 통해 10분간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이어지는 1시간 예정의 오찬에서 한미 FTA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북핵문제 = 참여정부 출범 후 6번째인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핵심의제는 역시북핵 문제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북한 미사일 실험 발사로 6자회담 교착 정국이 더욱 경색됐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됐고, 북한 핵실험 준비설까지 흘러나와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조치까지 검토되는 시점에 열려 양국 정상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조속히 복귀시켜 회담을 재개시키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다자회동 개최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기존 6자회담 틀을 대체하겠다는 입장을 가진 6자회담 당사자국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양 정상은 원칙적으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고 9.19 공동성명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을 큰 틀에서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황을 반전시킬 구체적 해법이나 ’묘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정상간에는 큰 틀의 북핵 해법 원칙이 논의되고, 구체적인 구체적인 해법은 추후 실무자선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번 회담에서 북핵 해법과 관련한 ’높은 수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과 연결된다.

북한이 “미국이 금융제재를 먼저 풀어야 6자회담에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돌파구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낮은 수준의 원칙적 합의’라도 양 정상의 공동인식이 한 목소리로 표출된다면 외교적 성과로 볼 수 있다.

북한 미사일 실험 발사 이후 한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 강화 입장과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 사이의 심리적 간극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양 정상이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는데 의미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간에 대북제재를 논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 1695호를 잘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대통령이 말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이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논의하지 않는 대신, 한국 정부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적극 이행한다는 원칙이 재확인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방지하면서도, 한미양국이 대북 ’공동경고’를 보내는 선에서 한미 양국의 북핵 공조 라인이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노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이 온건노선을 견지하라는 주문을 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지만, 정상회담을 앞둔 양측 실무라인의 분위기로는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금융 제재는 법 집행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풀어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며 “그런 요구보다는 상대측 입장을 이해하면서도공동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 나가자는 식의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 한미동맹 = 특정 현안에 대한 구체적 해법 도출 보다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현안중 국내적으로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한 전시 작통권 환수문제는 자연스럽게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전작권 환수 문제는 큰 원칙에서 한미 양국간에 합의가 된 사안이기 때문에 국내 안보 불안 논란을 해소시키는 방향으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전시 작통권 환수 문제는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등이 재확인되는 선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 같은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이 2009년이냐, 2012년이냐로 이견을 보이고 있는 전작권 환수 시기 조정문제까지 정상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환수시기는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등 군사적 협의 채널에서 다뤄지도록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에 실무선에 맡긴다는 것이 양측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양국은 이미 SCM에서 환수로드맵을 도출하기로 합의했고, 실무라인에선 그 틀이 이미 다 짜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증액, 주한미공군의 공대지 사격장 문제와 주한미군 반환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및 비용 문제 등 다른 군사적 현안 또한 정상회담 보다 양국 관계 장관간의 회담에서 다루도록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질 전망이다.

다만 작통권 환수가 한미동맹의 ’균열’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 한국내 현실인 만큼, 이에 대해 국내 논란이 일고 있는 안보 불안 요인들을 해소할 수 있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부시 대통령이 밝힐 가능성도 있다.

◇한미 FTA 등 기타 현안 = 한미 FTA 체결 원칙 등에 관한 큰 틀의 의견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양 정상은 구체적 협상 내용에 대한 의견 제시보다 FTA 체결 지지 등의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이번 회담은 특히 최근 시애틀에서의 3차 협상이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난 시점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간 협상 과정에 대한 정상 차원의 평가와 함께 협상 타결을 위한 지침이 합의될지 주목된다.

한미 FTA협상 미국측 수석대표인 웬디 커틀러도 최근 양국 정상이 FTA 문제를 중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신보다 “고위급” 수준에서 지난 3차례의 협상 결과 나타난 쟁점들에 대한 돌파구가 열릴 것을 기대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FTA가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상간의 일치된 견해를밝히는 한편 한미 양국에 상호이익을 가져올 수 있도록 균형된 방법으로 FTA를 추진해 나가고, 이견은 협상을 통해 원만히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을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 대상국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긍정적인 방향에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비자 문제도 정상간에 분위기 좋게 얘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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