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사전 조율따라 일사천리 진행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은 14일낮 (한국시간 15일새벽) 2시간 가량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사전에 조율된 의제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무리없이 다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 송민순(宋旻淳) 안보실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간의 ’2+2’ 회동에서 회담 의제가 충실하게 사전 조율된데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양 정상이 사전에 이들 참모들로부터 회담 의제를 보고받아 숙지했기 때문에, 회담에서는 ‘talking point(토의 의제)’별로 순차적으로 의견교환이 이뤄지면서 압축적으로 회담이 전개됐다는 것.

=부시, 전작권 환수 ‘정치적 문제 아니다’ 화제 주도=

0…부시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된 후 곧바로 첫번째 사안으로 전시 작통권 환수와 한국의 미국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문제를 화제로 본격적인 얘기를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후 ‘언론회동’에서 “전작권 문제는 정치적 문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거듭해서 이 같은 취지의 입장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도 양국간에 환수 시기 등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이 사안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실무적 문제로서 향후 합리적 조율을 통해 합의해 나가자는 뜻을 표했다.

송민순 실장은 회담후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은 전작권 전환이 서로 필요와 조건을 잘 충족시키면서 정치적 차원의 논의가 아니라, 전문적 실무 차원의 합리적 논의를 거쳐 전환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전작권 환수 문제가 한국 국내적으로 정치적 논란이 되고 있지만, 미국으로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 정상회담 주변의 분석이다.

전작권 문제가 자칫 반미(反美) 문제와도 연결되는 사태는 바람직하지 않고, 양국이 합의한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군사적, 실무적 판단에 따라서 진행돼야 한다는 미국측 입장을 이번 회담을 통해 피력했다는 것.

한국측이 제기하고 있는 비자 면제 문제에 대해서도 부시 대통령이 화제를 먼저 꺼내 미국의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인권문제 언급 없어=

0…부시 대통령은 전작권 문제와 비자 문제 논의가 정리되자 “오전 세션에 빨리 북핵 문제를 마무리하자”며 회담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북핵 문제의 경우 노 대통령이 양측 고위 실무선에서 조율되고 있는 6자 회담 재개 및 진전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거론하자 부시 대통령은 “동의한다”며 흔쾌히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다른 토의 의제들에 대해서도 시원시원하게 발언을 하고, 서로 공감을 표해 막힘이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양 정상이 회담 의제를 꿰뚫고 있어 효율적으로 회담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회담후 ‘언론회동’에서 “정상회담은 사전에 의제가 조율됐고, 또 조율된 내용에 따라 충분히 대화를 나눴고, 그리고 결과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언론회동을 포함, 2시간동안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오찬전 전반부 회담에서는전적으로 양 정상이 발언을 주도했고, 한미 FTA 문제가 논의된 오찬에서는 배석한 김현종(金鉉宗)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간략하게 한미 FTA 협상 경과를 보고했다.

미국측 오찬 배석자로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가 참석해 북한 인권문제가논의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인권문제는 거론되지 않았고 레프코위츠 특사도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출마 관심 표명=

0…부시 대통령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거출마에도 관심을 표명했다는 후문이다.

언론회동을 마친 후 오찬이 시작되자 한 참석자가 회담에 배석한 반 장관을 가르키며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사실을 거론하자 부시 대통령이 이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배석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5일 어깨 부위의 근육파열을 치료하는 수술을 받아 왼팔에 보호대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워싱턴=연합